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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동향)김창학 현대ENG 대표, 일감난 속 수주 선방
수주 목표 달성 눈앞…재무실적은 아쉬움
2019-12-30 06:00:00 2019-12-30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위기 속에서는 리더의 책임이 무거워진다. 파도에 떠밀려 배가 좌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으로 난관을 헤쳐나가는 역량이 부각될 수도 있다. 그런 지휘자는 돋보이기 마련이다. 
 
불황에 휩쓸리고 있는 건설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 수장인 김창학 대표이사 사장이 두드러진다. 업계가 국내외 전반적으로 먹거리난에 부딪히고 있지만 김 대표는 현대엔지니어링에서 다져온 화공 플랜트 역량을 바탕으로 수주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약 8조4683억원을 신규 수주했다. 올해 목표치인 9조7000억원의 약 87% 수준이다. 4분기까지 올해 목표를 무난하게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건설업계가 일감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다수 건설사들은 수주 목표 달성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대표는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세계 무대에서 엔지니어링 회사로서 역량도 인정받고 있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러시아에서 메탄올 플랜트의 기본설계를 수주했다. 수주 금액은 1200만달러(약 140억원)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향후 상세설계와 EPC 과정의 기본이 되는 사업 단계이기 때문에 중요성이 남다르다. 
 
게다가 기본설계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엔지니어링 회사들이 독식하는 분야다. 이 프로젝트로 현대엔지니어링의 글로벌 입지를 넓혔다고 볼 수 있다. 김 대표가 러시아에서 기본설계 사업을 확보하면서 향후 유사 사업 입찰 때 이 같은 실적을 부각해 수주 가능성을 높일 수도 있다.
 
김 대표가 수주를 착착 쌓으며 수주잔고 규모도 커지고 있다. 3분기 기준으로 27조201억원 규모의 사업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2분기 기준 24조4304억원보다 약 10.6% 많아졌다. 수주산업인 건설업은 수주잔고를 지속적으로 높이는 게 중요하다.
 
수주 성적만 놓고 보면 김 대표는 산업 불황에도 불구하고 선방한 편이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도 보인다. 올해 재무실적은 지난해보다 부진했다. 3분기 누적 연결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3억원, 313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6.2%였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7.3%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1.4%포인트 감소해 영업이익은 약 11.3% 작아졌다.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사진/현대엔지니어링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사진/현대엔지니어링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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