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T 40조 잔액제한…은행들 "혼란스럽다"
은행판매 사실상 '총량제' 적용…은행별 규모 달라 '차별규제' 지적
입력 : 2019-12-12 16:22:07 수정 : 2019-12-12 16:22:07
[뉴스토마토 최홍·신병남 기자] 금융위원회가 은행의 주가연계신탁(ELT)을 전격 허용한 배경에는 은행권이 요청한 ELT가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만큼 위험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당국은 은행의 ELT판매량을 지난 11월말 잔액 기준인 37~40조 가량으로 제한해 상품의 위험 확대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각 은행마다 취급규모가 다른 상황에서 총량을 제한하는 건 차별규제가 될 수 있다며 반발했다. 
 
당초 금융위는 신탁을 공모로 볼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 첫 DLF 대책 발표 때 금융위는 신탁을 허용해달라는 은행 요청에 "신탁은 위탁고객과 회사 간 1대1 계약"이라며 "편입되는 상품이 공모형이라고 해서 신탁을 공모로 볼수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상 거부한 셈이다. 
 
그랬던 금융위가 최종안에서는 입장을 바꿨다. 원금손실 가능성 20%를 넘는 고난도 금융상품 신탁은 판매를 제한하지만, 주요국 대표 주가지수이고 공모로 발행되며 손실배수가 적은 파생결합증권은 신탁 판매를 허용하기로 완화했다. 그 배경에는 가뜩이나 내년 은행들의 실적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ELT 판매까지 막을 경우 업황을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같은 완화 대책에도 은행들은 달갑지 만은 않은 모습이다. 당국은 최종 대책으로 ELT 판매 기준을 지난 11월말 잔액인 약 40조원으로 정했다. 11월말 총량인 40조원 이내로만 판매하라는 의미다. 신규로 판매하든, 그렇지 않든 판매량만 초과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각 은행별로 잔액 규모가 달라 오히려 차별규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11월말 은행별 잔액 이내에서 신탁 판매를 허용하는 것은 은행 간 (차별을 일으켜) 불합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이번 대책으로 ELT판매 규모가 작은 곳은 당분간 추가 판로가 막힐 수밖에 없다. 또 40조원 기준을 맞추기 위해 일부는 상품을 '조기상환'하거나, 투자를 '해지'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금융위 관계자는 "40조원을 기준으로 ELT 판매를 제한한 것은 더이상 시장을 확대해 위험을 키우지 말라는 의미"라며 "당국이 보기엔 지금 40조원도 충분히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대책으로 은행은 ELT를 조건부로 팔 수 있게 됐다. KOSPI200, S&P500, Eurostoxx50, HSCEI, NIKKEI225 등 5개 대표지수를 연계해 팔수 있는데, 공모로 발행되고 손실배수가 1이하인 상품에 한한다. 이외에 11월말 잔액 기준(40조원) 이내에서 판매해야 하며, 내년부터 신탁과 관련된 금융감독원의 테마검사를 받아야 한다. 원금손실 가능성 20% 초과하고 가치평가방법이 어려운 DLF는 판매하지 못한다. 대신 주식·채권·부동산 등 실물상품과 거래소에 상장된 상장지수증권(ETN)은 판매할 수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금융위
 
최홍·신병남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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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홍

무릎을 탁 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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