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 회장, '1600억대 세금 소송' 2심 사실상 승소
법원 "증여세 부과 취소…SPC와의 명의신탁 합의 있었다 보기 어려워"
1심은 "해외 SPC 실질 소유주는 이 회장 맞다…과세 정당"
입력 : 2019-12-11 17:20:21 수정 : 2019-12-11 17:20:21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세무당국이 부과한 1600억원대 추징금이 부당하다면서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사실상 승소했다. 법원은 증여세 부과 처분을 모두 취소하라고 판시했다.
 
서울고법 행정11부(재판장 김동오)는 11일 이 회장이 중부 세무서장을 상대로 "증여세 등 1674억원의 세금 부과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낸 소송 항소심 선고에서 "가산세를 포함한 증여세 부과처분을 모두 취소한다"며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1674억원 중 증여세 약 1562억원을 취소하고 나머지 112억원의 양도소득세 및 종합소득세 등 부과처분에 대해서는 항소를 기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 회장에 대한 증여세 부과는 적법하다고 본 1심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재판부는 "이 회장과 해외 특수목적법인(SPC) 내지 해외금융기관 사이에 CJ 주식에 관한 명의신탁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이를 원고가 명의신탁한 것으로 보고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2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에 따라 증여세를 부과한 세무당국 판단은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이재현 CJ 회장이 "세금 부과를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2심이 사실상 이 회장 승소 판결을 내렸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 앞. 사진/뉴스토마토
 
재판의 핵심 쟁점은 해외 SPC를 설립해 국내외 계열사 주식을 사고팔면서 얻은 이익을 명의신탁(차명) 증여의제로 과세가 가능한지 여부였다. 명의신탁 증여의제제도는 재산의 실제 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경우 그 명의자로 등기 등을 한 날에 재산의 가액을 실제 소유자가 명의자에게 증여했다고 보는 것을 말한다. 
 
서울 중부세무서는 2013년 9월부터 세무조사를 시작해 11월 이 회장이 조세회피 목적으로 해외 SPC를 이용한 명의신탁으로 세금을 탈루했다는 결론을 냈다. 세무서는 이 회장에게 증여세·양도소득세·종합소득세 등 총 2614억원을 부과했다. 이 회장은 이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지만 조세심판원은 940억원만 부과를 취소했고 나머지 1674억원에 대해서는 부과 의무를 인용했다. 이 회장은 나머지 1674억원에 대한 부과처분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세무당국은 해외 SPC의 실제 소유주가 이 회장이라며 이 회장이 조세회피 목적으로 이들 해외 SPC를 설립하고 명의신탁을 통해 세금을 탈루했다고 봤다. 이에 대해 이 회장 측은 해외 SPC를 통한 주식 거래의 주체가 이 회장이 아닌 해외 SPC라는 입장으로, 실질과세 원칙상 납세의무자는 해외 SPC로 이 회장에게는 과세할 수 없다고 맞섰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해외 SPC의 실질 소유주가 이 회장이라고 보고 과세는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1심은 "주식취득 자금은 모두 이 회장의 개인 자금이고 취득과 보유·처분 모두 이 회장의 이익을 위해 이 회장의 의사에 의해 결정했다"며 "이 회장은 각 SPC를 지배하면서 실질적으로 각 주식의 주주권 등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재현 CJ 회장이 "세금 부과를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2심이 사실상 이 회장 승소 판결을 내렸다. 사진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규대회 '더 CJ 컵'에서 우승자 저스틴 토마스(오른쪽)가 이 회장으로부터 트로피를 받는 장면. 사진/뉴시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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