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상품 판매 시 지급되는 상품권도 과세 대상"
법원 "상품의 가격을 깎아주는 요금할인과는 구별…경품에 해당"
이통사, 세금 줄이려는 계산…2016년 휴대폰 보조금 세금 환급
입력 : 2019-12-08 09:00:00 수정 : 2019-12-08 09:00: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유선인터넷 상품이나 결합상품을 판매할 때 지급하는 상품권에도 세금을 부과하는 게 맞다는 판단이 나왔다. 이통사들은 상품권이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해당하지 않는 에누리라고 주장했으나 세무당국과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박양준)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남부세무서장과 용산세무서장을 상대로 "상품권은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에 해당하지 않으니 해당 금액에 해당하는 세금을 돌려 달라"고 낸 소송에서 세무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새로운 고객을 유치할 때 프로모션의 일종으로 고객에게 상품권을 지급했다. 이들은 각각 2012년과 2011년부터 2016년까지는 상품권을 공급가액에 포함시키다가 2017년부터는 상품권이 에누리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해당 금액에 대해서는 세금을 돌려받아야 한다면서 경정청구를 제기했다. 
 
이통사들이 세무서를 상대로 "세금을 돌려달라"고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사진은 을지로 SKT타워. 사진/SK텔레콤
 
하지만 남부세무서와 용산세무서는 이통사들이 상품권을 경품의 일종으로 규정하고 있어 상품의 가격을 깎아주는 에누리와는 구분된다며 세금 환급을 거부했다. 또 1년 이상 장기가입 고객에 대해서만 상품권을 지급하고 1년 이내 계약을 해지하면 위약금을 부과하는 것을 봤을 때 상품권은 장려금이지 요금 할인은 아니라고 봤다. 
 
이통사들은 반발했다. 이통사들은 "고객에게 유선인터넷 상품을 제공하고 창출한 부가가치는 상품 가격에서 상품권 금액을 뺀 금액이므로 그만큼 매출세액을 적게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상품권만큼 상품 금액에서 빼지 않고 세금을 매긴다면 고객이 상품권을 사용할 때 또 세금을 지불하게 되므로 이중과세의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통사들이 세금을 줄여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세무사는 "부가가치세는 매출세액에서 매입세액을 뺀 금액으로 산출된다고 보면 되는데 에누리는 매출세액의 감소를 가져오므로 에누리 금액이 늘어나면 세금도 적어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통사는 대법원이 지난 2016년 "이통사가 지급한 휴대폰 보조금은 에누리에 해당된다"고 판단해 업계 통틀어 1조원에 가까운 세금을 돌려받았다. 유선인터넷 상품에 대한 상품권만큼의 세금도 환급받을 수 있다면 수천억 원의 이익이 생길 터였다. 이통업계에 따르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할 때 통상적으로 한 회선당 10만~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원은 세무서에게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통사들이 유선인터넷 상품 이용약관이나 신청서 등에 스스로 요금할인 조건과 별도로 상품권을 포함하는 경품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상품권을 가입 유인을 위해 장려금 형식으로 제공되는 경품으로 보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경품에 해당하는 상품권에 대해서까지 유선인터넷 상품 가격을 깎아주는 것과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상품권이 장기 가입 고객과 1년 이상 약정 가입 고객 사이에 다르게 돼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면서 "통신상품을 파는데 대한 과세와 상품권 사용으로 인한 물품구매에서 발생되는 과세는 별개의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에 대한 것이므로 이중과세 문제 역시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통사들이 세무서를 상대로 "세금을 돌려달라"고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사진은 용산 LG유플러스 사옥. 사진/LG유플러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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