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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 집회·삭발·단식'까지…'일하는 모습'만 없는 20대 국회
법안 처리 실적 31%에 불과…저조한 실적에 '세금 도둑' 오명도
2019-11-24 12:00:00 2019-11-24 12: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막바지에 접어든 20대 국회를 향해 '일 안하는 국회, 식물 국회, 최악 국회' 등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끝나가고 있지만, 법안 처리는 커녕 단식·삭발·장외집회 등 본연 외 업무가 끊이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대 국회를 깡통으로 만든 책임은 여야 모두 자유롭지 못하다는 게 국회 안팎의 평가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한일군사정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파기 철회,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등을 주장하며 단식 투쟁을 벌였다. 지난 9월 삭발에 이어 단식이라는 카드로 20대 국회의 맥을 끊었다. 뿐만 아니라 황 대표는 강경투쟁 방식인 대규모 장외집회도 여러차례 주도해 왔다. 지난달 '조국 퇴진'을 주장하며 광화문 집회를 이끈 것이 대표적이다. 삭발, 단식, 장외집회 등으로 20대 국회가 본연의 업무보다 '본연 외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같은 황 대표의 자충수에 여야 모두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황 대표의 단식은 떼쓰기, 국회 보이콧, 웰빙 단식 등만 경험한 정치 초보의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조바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삭발-단식-사퇴'는 21세기 국회의원이라면 버려야할 구시대 유물이다고 강조해 왔던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도 "위기를 단식으로 극복하려 해도 국민이 감동하지 않는다"며 "(이러면 이제) 당 대표직 사퇴 카드만 남게 된다"고 지적했다.
 
20대 국회가 '세금 도둑'이라는 오명은 법안 처리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 5월30일부터 이달 22일까지 발의된 법안은 총 2만3807건이다. 역대 최대치이지만, 처리된 법안은 7528건으로 31%에 불과하다. 지난 17대 국회가 50.3%, 18대가 44.4%, 19대가 41.7%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의원들이 일하는 모습도 보기 힘들다. 올해만 해도 1월, 4월 임시국회가 개점 휴업이었고 2월과 5월 정기국회는 개회조차 못했다. 그나마 6월 임시국회가 열렸지만, 사법개혁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사태로 국회가 난장판이 됐다. 7월부터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임명 강행 사태로 정국이 얼어붙기도 했다. 국회 안팎에서는 이러한 20대 국회를 두고 '일 안하는 국회'라는 비판이 거세다. 국회 관계자는 "20대 국회가 '일하는 모습'만 빼고 다 보여준 것 같다"고 꼬집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2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3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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