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 기다리던 현대아산 '초비상, 당혹 속 "차분히 대응"
김정은 독자 사업 추진에 사업 타격 '우려'
현대아산 "일회일비 하지 않고 차분히 대응할 것"
입력 : 2019-10-23 16:50:02 수정 : 2019-10-23 16:50:02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를 기다리던 현대아산에 초비상이 걸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시설을 모두 헐고 독자 사업 추진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현대아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으나 우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북한노동신문은 23일 김정은 위원장이 "남측 시설들은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하여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금강산 관광 관련 발언이 알려지자 현대아산은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현대아산은 5597억원을 투자해 금강산 및 해금강, 원산지역 관광지구 토지 이용에 대한 50년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으로 관광 사업이 중단된 후 재개를 기다리던 상황에서 악재를 만난 것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지난 10년동안 금강산 관광 사업이 재개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 매년 사업계획을 세웠다"며 "언제 재개될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남북 당국 합의로 관광이 재개되면 필요한 인력이나 시설 보수 등 어떤 것이 필요할지 매년 업데이트를 하며 준비해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0년간 관광 재개를 준비해 온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은 사전에 개별적인 통보 받은 것도 없어 당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럼에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차분히 대응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기 전, 연간 2800~29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관광사업을 통한 매출은 1500억원 수준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 사업이 중단된 후 관련 매출이 뚝 끊기면서 누적 매출 손실액만 1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주요 건설사업지를 북한에서 국내로 돌리고 전시 등 기타 사업으로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현대그룹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현대그룹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기다리며 지난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경제협력 테스크포스(TF)'팀을 가동하기도 했다. 이 팀은 현재도 유지되고 있다. 또 지난해 말에는 금강산 관광 시작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남북공동행사를 금강산에서 열기도 했다. 현대그룹은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남북한 금강산 관광 사업을 끌고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리택건(왼쪽)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 부위원장이 지난해 11월 금강산 관광 20주년 남북공동행사 참석을 위해 금강산호텔을 찾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인사를 거내고 있다. 사진/현대그룹 홈페이지
 
금강산 관광이 위기에 처하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앞날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개성공단과 금강산은 남북 경제협력의 산물이고 민간 측 투자 자산도 들어 있다"며 "우리는 금강산 관광 사업을 하지는 않지만 이번 문제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한 만큼 상황을 엄중히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남북 관계가 대화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의 방북이 성사됐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북한을 방문했어야 한다"며 "북미간 대화만으로 개성공단 재개 여건을 마련되길 기다리지 말고 정부가 남북간 대화를 통해 재개 여건을 마련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번 김 위원장의 지시가 극적인 분위기 반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북한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남측 시설을 남측 관계자와 합의해 싹 들어내도록 하고…"라고 전했다. 이같은 발언으로 볼때 김 위원장이 남측 관계자들과의 실무 협의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남북 관계가 극적으로 갔을때 반전되는 상황이 있었다"며 "금강산 관광 설비에는 이산가족 면회소, 소방소 등 정부 시설물도 있는 만큼 당국자들간 대화의 장이 열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2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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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유라

반갑습니다. 산업1부 최유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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