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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유럽 6개국 "북 SLBM, 명백한 제재위반" 규탄…미중러는 불참
김정은, 북미 협상 결렬 후 첫 공개행보…농장 찾아 '자력갱생' 강조
2019-10-09 15:54:56 2019-10-09 15:54:56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유럽지역 국가들이 8일(현지시간) 회의를 소집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 이들은 북한에 모든 대량파괴무기(WMD)를 포기하고 미국과 의미있는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공동성명도 발표했다.
 
이날 회의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 프랑스와 비상임이사국 독일의 요청으로 소집됐다. 이들은 지난 3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와 그 이전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공동성명을 발표해 "이러한 발사들은 도발 행동이며 탄도미사일 시험을 금지한 안보리 결의안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공동성명에는 비상임이사국 벨기에·폴란드, 차기 이사국인 에스토니아도 동참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는 동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불참은 북한과 비핵화 실무협상이 진행중인 것을 감안한 행동으로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전통적인 우방으로, 그동안 북한에 대한 추가 결의안 채택에 거부권을 행사해 왔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유엔 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가 현지시간 7일 개최됐다. 사진/뉴시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5일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 이후 첫 공개활동으로 군 산하 협동농장을 찾아 자력갱생을 강조했다. 지난달 10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 이후 거의 한 달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은 9일 김 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제810부대 산하 1116호 농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이 통상 김 위원장의 일정 하루나 이틀 뒤 관련 내용을 보도해온 전례를 감안하면 7일 혹은 8일 일정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국가적으로 농업과학연구부문에 대한 인적·물적 지원을 더욱 강화하고 농업과학연구사업에 필요한 조건들을 최대한 더 잘 보장해주기 위한 사업에 깊은 관심을 돌려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세계적 수준의 우량품종들을 더 많이 육종 개발함으로써 인민들의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푸는 데서 결정적 전환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계절에 구애됨이 없이 종자육종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물질·기술적 토대가 튼튼히 갖추어진 현대적인 온실에서 재배하고 있는 파와 고추를 비롯한 수십 가지의 우수한 남새 작물들을 보고 만족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공개행보는 잦은 태풍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으로 북한 지역 식량난이 예상되는 가운데, 먹거리 문제 해소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아울러 '자력갱생'을 강조한 것은 북미 실무협상이 별다른 성과 없이 결렬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도 보인다. 다만 북미 협상 관련 이야기는 없었다.  
 
이날 현지지도에는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박태덕·박태성 노동당 부위원장, 김여정·조용원·김용수·리정남·현송월 당 제1부부장과 부부장, 손철주 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등이 수행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제810군부대 산하 1116호 농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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