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25주년 YB, 데뷔 초 '포크 감성'과 '세계적 소리' 섞은 실험 사이
10집으로 돌아온 YB "산으로 들어가 숙식해결 하며 음악 작업"
스매싱펌킨스 기타리스트 참여…윤도현 "오랜 음악 기간 선망의 대상"
입력 : 2019-10-12 06:00:00 수정 : 2019-10-12 06:00:0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1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밴드 YB[윤도현(보컬)·허준(기타)·스캇 할로웰(기타)·박태희(베이스)·김진원(드럼)]의 쇼케이스. 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은 이 관록의 밴드는 세계적인 밴드들과 활발히 교류하고 스스로를 진화시키려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이날 이 쇼케이스는 밴드가 6년 만에 발표한 정규 10집 'Twilight State'를 기념하기 위한 자리. 이들이 미리 준 수록곡 크레딧엔 눈을 의심케 할 역사적인 밴드부터, 현재 세계음악씬에서 핫한 뮤지션까지 이름이 올라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너바나와 함께 90년대 얼터너티브 광풍을 주도한 스매싱펌킨스의 제프 슈뢰더. 제프는 이 팀에 2007년부터 들어와 밴드의 '핵'인 빌리 코건과 기타를 들고 있다. 제프를 섭외한 배경이 궁금했던 기자의 질문에 이날 윤도현은 "스매싱펌킨스는 제 오랜 음악 생활 기간 선망의 대상이었다"는 '고백'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들의 얼터너티브 기타 사운드가 우리 음악에도 있었으면 했습니다. 최근 그들의 미국 투어에 오프닝 게스트로 참여하면서 그의 기타 소리가 너무 마음에 들어 제안했습니다. 파일로 직접 쳐준 기타 녹음본을 받고 기뻤어요."
 
25년차 '국민 밴드'라 불리는 이들에게는 여전히 선망의 대상이 있었다. 여전히 새로운 사운드를 찾아 나서고, 여전히 밴드적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다. 굳이 스스로를 정통 록에만 가두려기 보단 새로운 장르 탐험에도 적극적이다. 
 
"슈퍼올가니즘의 '썸띵 포유 마인드'란 노래를 들은 적 있는데, 이 곡에 소울의 목소리가 들어가면 정말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그분이 해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파트라 생각했습니다."(윤도현)
 
밴드 YB 윤도현. 사진/뉴시스
 
10집을 여는 트리플 타이틀 곡 중 하나 '딴짓거리'엔 현재 세계 음악씬에서 '핫'한 슈퍼올가니즘의 한국계 멤버 소울이 참여했다. 8명의 서로 다른 국적 멤버로 구성된 이 팀은 음악을 연주하는 도중 빨대를 물고 물방울 소리를 내거나 링컨 연설을 읽는 상상 초월의 실험적 밴드. 세계에서 가장 트렌디한 음악을 하는 팀 중 하나다.
 
태평양 건너 '세계적 소리'를 섞어 완성한 이 신작 중 어떤 곡은 아이러니하게 YB를 데뷔 초로 돌려 놓는다. 트리플 타이틀 곡 중 '나는 상수역이 좋다'는 '나는 나비'를 작사·작곡한 멤버 박태희가 만든 곡. 김광석 영향을 받아 음악을 시작한 그는 여전히 YB에 포크 감성을 불어 넣는다.
 
"저는 이 곡을 들었을 때 지난 25년 우리가 걸어왔던 길에 '나는 나비' 같은 곡도 있었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뮤직비디오는 꼬마와 아저씨의 우정이란 아주 비현실적 내용입니다. 90년대 스타일 같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따뜻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어요."(윤도현)
 
내면 집중을 위해 윤도현은 2년 전 산에 살림도 꾸렸었다. 거의 카메라 없는 '정글의 법칙' 수준. 빛조차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작업에만 집중했다.
 
"가족과 전화 정도는 했고요. 밥은 혼자 해먹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방송하러 나왔어요."
 
멤버 허준은 이번 10집 앨범을 "지켜야 하는 것과 진화해야하는 것 사이 공존"이라고 표현했다. 
 
지키고 싶은 것은 YB가 그동안 해왔던 주변인들에게 힘이 되는 희망의 음악을 만드는 일. 진화시켜야 할 것은 세계적인 사운드를 쫓고 자신들만의 것으로 소화해 YB 만의 숙련다움을 만드는 것.
 
"창작의 고통과 아티스트로서의 기쁨은 늘 같이 가는 겁니다. 만들 때는 못할 일이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힘든데,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면 기쁨이 그것을 상쇄하죠."(윤도현)
 
이날 이들이 쇼케이스 장소를 택한 곳은 문화비축기지. 강렬한 햇살이 가득 들어차는 탁 트인 야외 공간이다. 최근 열심히 환경운동을 병행 중인 밴드의 의지가 반영됐다. 
 
"저녁에 '회복 콘서트'도 펼쳐집니다. 환경 보호를 위한 공연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록은 뚜껑이 없는 곳에서 들어야 제 맛이죠?"
 
밴드 YB. 사진/뉴시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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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익도

자유롭게 방랑하는 공간. 문화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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