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곤의 분석과 전망)문무일과 변창훈, 이재수가 말했던 검찰개혁
입력 : 2019-09-30 06:00:00 수정 : 2019-09-30 06:00:00
조국 법무부 장관을 중심에 둔 분열, 혼란상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정치적 공방이나 법적 공방 외에도 냉소, 분노, 조롱, 동일시 등 감정이 동원되고 있는터라 향배를 전망하기도 어렵다.
 
진보vs보수 혹은 여vs야 등 전통적 전선이 그대로 겹쳐지는 것도 아니다. 조 장관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사람들의 일부는 자신들 반대편을 검찰과 언론 그리고 자유한국당의 연합군 정도로 규정하고 있지만 , 다 알다시피, 그건 사실과 거리가 멀다. 실제로 그렇다면 일이 이렇게 복잡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어쨌든 지금은 이 상황이 어떻게든 종결된 이후에도 그 영향이 상당히 오래갈 것이라는 점 정도를 내다볼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 분열상 속에서도 공통분모를 한 가지 찾을 수 있다. 조국 장관 본인이나 조 장관을 지지하는 사람 그리고 조 장관을 반대하는 사람 모두 '검찰개혁'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조국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와 "조국이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에는 모두 "검찰개혁을 위해서"가 전제된다. 속내도 그러한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검찰개혁'은 현재 한국사회의 컨센서스다. 조 장관 본인 역시 "나는 검찰개혁을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조국 장관에 대한 논란과 별개로 검찰개혁에 대해 구체적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일단 조국 장관은 인사청문회나 지난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서 자신이 생각하는 밑그림의 일단을 제시했다.
 
조 장관은 국회에서 "한국 검찰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어떤 국가보다 막강한 권한이 있으나 통제 장치가 없기 때문에 검찰 권력 분산과 어떤 통제 장치를 만들지가 검찰개혁 요체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는 총론격에 해당하는 말이다. 또 조 장관은 "박상기 전 장관 시절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성안하고 수사권 조정 법안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경과를 설명한 후 "제가 해야 할 일은 행정부가 할 수 있는 인사, 조직문화, 감찰 등에 집중하라는 차이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검경수사권조정안과 공수처법은 조 장관이 민정수석을 지내던 시절 성안이 되어 패스스트랙에 올라가 있다. 그런데 조 장관 본인도 지금의 검경수사권조정안에는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인사청문회에서도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의 특수부 등 직접 수사 대폭 축소 주장에 동의한 조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일본의 경우 도쿄, 오사카, 나고야 세 군데 특수부만 유지한다"면서 "구체적으로는 "(검찰 특별수사부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일본 수준 정도의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조 장관이 민정수석 시절 주도해 법무부와 행안부가 서명한 검경수사권 조정안은 검찰의 특수수사 기능에 손을 대기는커녕 오히려 구체적으로 명문화되어 있다. 대신 형사부의 기능은 쪼그라들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전임자인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이 부분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가 '반개혁적'이라는 질타를 당했다. 그런데 문 총장은 재임 중 지방검찰청 지청 단위의 특수 수사 기능을 폐지하고 대검 반부패부와 강력부를 통합하는 등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한 사람이다. 반면 그 시기에 청와대와 호흡이 맞았던 중앙지검의 특수수사 기능은 대폭 확대됐었다. 그 기능과 인물은 그대로 조 장관 수사를 담당하고 있다.
 
특수수사의 꼬리나 다름없는 피의사실 공표, 강한 압수수색, 별건 수사 등도 그렇다. 조 장관은 자신의 집이 압수수색당한 날 "강제수사를 경험한 국민의 심정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은 변창훈 전 검사, 이재수 전 기수사령관 등 ‘적폐사건’ 피의자들이 이미 강력하게 제기했던 문제들이다.
 
검찰개혁은 답을 몰라서 못 푸는 문제가 아니다. 골대가 뻔히 보이지만 공을 그까지 몰고 가기 어려운 게임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taegonyo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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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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