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곤의 분석과 전망)대통령과 여야대표 만남, 이래서 한국이 강하다
입력 : 2019-07-22 06:00:00 수정 : 2019-07-22 06:00:00
지난 18일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들이 만났다. 우여곡절 끝의 회동이었다.
 
청와대와 여당이 그렇게 강조한, 대통령이 십여번을 말했다고 하는 추경 처리에 대해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확답을 하지 않았다. 또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강조한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책임, 특히 정경두 국방장관 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공동 발표문이 나왔다. 구체적 방안에 대한 치열한 토론도 벌어졌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에 대한 토론과 정리가 백미였다.
 
한미일 안보협력의 실질적, 상징적 축이나 다름없는 '지소미아'는 2016년 박근혜정부에서 체결할 당시부터 논란이 많았다. 지금 야당인 당시 여당도 강하게 주장하진 못했고 지금 여당인 당시 야당은 맹렬히 반대했다.
 
당시 성남시장으로 야권의 대선 주자로 떠오르던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협정 체결 직후 "군사적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일본은 적성국가"라면서 "그런 일본에 군사정보를 제공하고 일본군대를 공인하는 군사협정이라니..아무래도 박근혜가 아버지의 조국 일본을 위해 죽을 각오를 한 모양입니다"라는 글을 자신의 SNS에 싣기도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지소미아는 조용히 연장됐다. 말하자면 지소미아는 명분과 실리, 일본에 대한 복합적 정서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런데 지소미아는 협정 시한 90일 중 두 나라 중 한 곳이 협정 종료를 선언하면 자동으로 폐기된다. 그 시점이 바로 다음달 하순이다. 애초에는 별 논란도 없이 연장될 것으로 보였지만 지금 이처럼 한일 갈등이 격화되자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것.
 
청와대 회동 전부터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지소미아에 대한 강경론을 펼쳤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할 경우 안보 불신을 표현하는 것이므로 지소미아 폐기를 맞대응 방안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논리다.
 
회동에서도 두 사람은 같은 이야기를 했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신중론을 펼쳤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정동영 대표는 회동 다음날 "명장면이라고 할까. 뭐냐 하면 대통령을 가운데 두고 집단 토론이, 난상 토론이 진행된 거예요"라며 "이 초안을 가지고 와서 왜 이게 빠졌느냐, 이거 넣어야지, 5당 대표와 대변인들, 청와대 참모, 또 비서실장도 있고 빙 둘러서서 아주 격론을...'정치는 이렇게 해야 된다'라는 느낌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황교안 대표가 발표문에 지소미아를 구체적으로 넣는 것을 반대해서 화이트리스트의 배제에 대한 경고만 넣는 것으로 정리됐다는 것이 정동영 대표의 설명이다.
 
실제 발표문은 "일본 정부는 경제보복 조치를 즉시 철회하고,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의 추가적 조치는 한일관계 및 동북아 안보협력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외교적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로 정리됐다.
 
청와대는 어떤 입장이었을까? 회동에서 문 대통령이나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 부분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다만 배석했던 정의용 안보실장이 심상정 대표에게 "지금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에 따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기류는 '우리가 먼저 지소미아 이야기를 꺼낼 생각은 없다. 하지만 과거사와 정치에서 비롯된 문제가 경제, 그리고 안보분야까지 확산되면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에게 좋지 않을 것'정도다. 한일 갈등에 팔짱끼고 있는 미국이지만 이 문제에 대해선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렇다면 진보적 성향의 야당 대표가 강경한 입장을 내놓고 보수적 성향의 야당 대표가 신중한 입장으로 맞서자 청와대가 중심을 잡은 것이야말로 최상의 그림이었던 것이다.
 
정동영 대표 말대로 이것이 정치다. 보수와 진보가 격렬하게 대립하고 야당과 여당이 역동적으로 갈등하는 한국과 자민당 아베 정부가 조용히 독주하는 일본의 차이점도 이런 것이다.
 
사실 이라크 파병이나 한미FTA 협상 등 민감하고 첨예한 외교 문제 앞에서 우리 국론이 '통일'됐던 적은 없다. 항상 심각한 갈등이 벌어졌다. 하지만 그 갈등과 반대가 우리의 논리를 더 예리하게 만들었고 상대국과 협상의 지렛대가 됐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taegonyo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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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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