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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디파이 급부상)②간편결제에서 암호화폐 대출·투자까지…금융서도 '탈중앙화' 부상
'디파이' 영역 확장…"해외서 활발한 시도 비하면 국내 규제공백 아쉬워"
2019-09-27 06:00:00 2019-09-27 06:00:0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업계에서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서비스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디파이는 기존 금융권에서 제공하는 결제와 해외송금, 대출 등의 서비스에 암호화폐 기술을 적용한 탈중앙화된 금융 서비스로, 금융업을 혁신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일찍부터 주목 받았다. 최근에는 간편결제나 해외송금과 같은 일부 영역에 제한됐던 디파이 서비스들이 암호화폐 대출과 펀드, 자산의 토큰화 등의 다양한 금융 서비스로 확대되는 추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탈중앙화를 기치로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과 금융을 접목한 다양한 디파이 서비스들이 선보이고 있다. 우선 블록체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암호화폐 간편결제 서비스를 지원했던 업체들은 가맹점을 늘리고 자체 암호화폐를 거래소에 상장하면서 생태계 확장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티몬을 주도했던 신현성 대표가 이끄는 테라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결제 시스템을 티몬과 배달의민족, 야놀자 등 다양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제공하고 있다. 지난 6월 출시된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 '차이'는 출시 후 40일간 가입자 수 24만명을 돌파했다. 일 거래액은 약 10억, 총 거래건수는 38만건에 달했다.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금융 서비스들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날의 페이프로토콜은 자체 발행한 암호화폐 페이코인을 지닥에 상장했다. 지난 4월 페이코인 결제 애플리케이션인 '페이프로토콜 월렛'을 출시해 후오비 코리아에 상장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페이코인은 현재 450여개 도미노피자와 9000여개의 편의점, 240여개 달콤커피 매장, 500여개 온라인 가맹점에서 사용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디파이 시장에서 간편결제 서비스는 암호화폐가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향후 암호화폐 시장이 안정화되고 가맹점들도 늘면서 더욱 대중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해외에서 부상하고 있는 디파이 서비스는 암호화폐 담보 대출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암호화폐를 담보로 맡기고 테더나 다이 등의 스테이블 코인을 대출 받는 서비스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암호화폐 대출 서비스로 메이커다오는 이더리움을 맡기고 다이를 생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와 유사한 서비스들이 등장했다. 국내 블록체인 플랫폼인 아이콘을 기반으로 하는 벨릭은 비트코인을 담보로 테더를 대출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암호화폐 거래소 캐셔레스트는 암호화폐 중개 서비스인 '코인리스'를 출시하면서 디파이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코인리스를 이용하면 투자고객은 자유롭게 투자상품을 개설하고 자발적인 개인간(P2P) 거래를 통해 투자운용수익을 얻을 수 있다. 리스고객은 자신이 납부 가능한 리스 증거금의 최대 5배까지 리스하는 방식이라 투자전략에 맞춰 효율적인 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역시 자회사 디엑스엠(DXM)를 통해 암호화폐 보상 및 대차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디파이 시장 진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해외 시장에서 암호화폐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사진/뉴시스
 
다만 업계에서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한 디파이 서비스들을 개발·출시하는 상황이지만, 국내의 제도 미비로 서비스가 원활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디파이 서비스들을 선보인 국내 업체들은 원화 서비스를 배제하거나, 해외 법인을 통해 해당 시장의 규제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대대수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해외 시장에서 암호화폐 서비스를 위한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최근 두 회사는 해외 자회사를 통해 거래소 라이선스를 발급 받거나, 자체 암호화폐를 거래소에 상장하는 등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 펀드나 대출과 같은 금융 서비스들은 국내에서 아직까지 규제 공백 상태"라며 "해외 시장이 디파이 영역과 관련해 다양한 시도와 실험이 이뤄지는 반면, 사업을 소극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전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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