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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증권사 상반기 호실적 속 차별화
한국투자·미래에셋, 수익원 다변화로 '호호'…리테일 의존 삼성증권은 '뒷걸음'
2019-08-18 12:00:00 2019-08-18 15:27:49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상장사들의 상반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가운데서도 주요 증권사들은 호실적을 기록했다. 투자은행(IB) 부문에서의 우수한 성적과 금리 하락 기대감에 따른 채권 평가 이익 등이 반영된 영향이다. 다만 이익 규모나 성장폭은 증권사별로 차이가 컸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2조36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601억원보다 14.8% 증가했다.
 
전체적으로는 양호한 성적표를 내놨지만 증권사별로는 차별화 양상이 나타났다. 투자은행(IB), 트레이딩 등으로 손익 구조가 다변화한 증권사들이 좋은 실적을 보여줬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4080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역대 최대 규모로 4000억원 이상 순이익을 기록한 것은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 이익 규모뿐 아니라 증가폭(42%)도 최상위권이었다.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부문이 부진했지만 투자은행(IB)의 성장과 함께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증가와 채권금리 하락으로 운용 수익이 늘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상반기 3876억원의 순이익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을 썼다. IB 부문의 수익이 지난해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1000억원을 웃도는 등 선전했고 해외법인도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5.2% 증가한 287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해외부동산과 에너지,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의 대체투자로 수익원을 넓힌 게 주효했다. NH투자증권도 3000억원에 가까운 이익을 내면서 선방했다.
 
반대로 삼성증권은 초대형 IB 중에서 유일하게 감소한 순이익을 공시했다. 삼성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21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가량 감소했다.
 
위탁매매 등 시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사업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의 순영업수익 중 리테일 비중은 50%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리테일에 집중된 수익구조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자본을 활용해 고수익을 낼 수 있는 IB 사업 비중은 상반기 순영업수익 기준 8.5%로 경쟁사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도 상반기 순이익이 1427억원, 841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각각 20% 이상 감소했다. 두 회사도 위탁매매 수수료가 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 안팎으로 높은 편이다.
 
키움증권은 상반기 기준으로는 양호했지만 2분기만 놓고 보면 순이익이 작년보다 30%가량 줄었다. 위탁매매 수수료 감소와 함께 주식 운용에서 손실이 발생한 영향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IB 부문의 순영업수익 기여도 확대, 자기자본투자(PI) 대상 다변화로 주식시장과의 실적 민감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변화가 확인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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