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등돌린 한일, 다시 마주할까…문 대통령 8·15 메시지 '분수령'
입력 : 2019-08-04 18:33:40 수정 : 2019-08-04 18:33:40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일본 정부의 잇단 보복적 수출규제 조치에 한일 관계는 1965년 수교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미국이 양국에 제안한 소위 '현상동결합의'(standstill agreement)마저 일본 정부가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분간 냉각기는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외교가 안팎에서는 일본의 백색국가 배제조치 실제 시행(28일) 전까지 아직 시간이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남은 기간도 짧고 양국 정부 관계자와 국민들의 감정이 격앙된 상태라 쉽진 않겠지만, 한일 간 정치외교적 물밑 교섭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8·15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내놓을 '대일 메시지' 수위와 내용에 관심이 모인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과 함께 '양국이 역사의 진실을 직시하고 미래를 향해야 한다'는 일종의 투트랙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일본이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화답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긍정적인 입장을 낼 경우 양국간 갈등이 누그러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가능성이 크지 않다. 다만 공식적으로 백색국가 배제 조치를 시행하더라도 향후 규제 과정에서 일본 정부가 유연성을 발휘할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문 대통령의 광복절 메시지에 따른 일본의 대응은 24일이 기한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연장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과 일본은 지금의 한일 갈등 국면에서도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을 위한 지소미아는 연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본이 안보를 이유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를 연장한다면 국민 감정이 용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진영에선 "경제문제에 대응해 안보카드를 꺼내는 건 우리가 일본과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는 것" "미국과의 관계마저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당장 문제 해결이 어렵다 하더라도 양국이 접촉할 기회는 몇 번 더 있다. 9월 하순 미국 뉴욕 유엔(UN) 총회에서 양국 정상이 만날 가능성이 있으며, 10월22일로 예정된 일왕 즉위식에 파견될 '축하사절단'이 일종의 특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오전 태국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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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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