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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2분기 부진에 하반기도 '먹구름'
2019-08-04 12:00:00 2019-08-04 12: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키움증권(039490)이 2분기 나홀로 부진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시하락으로 하반기 또한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인터넷뱅크에 도전했다가 혁신성을 이유로 좌절된 가운데 키움증권 비즈니스모델의 구조적 한계가 또 다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키움증권은 전일보다 3700원(5.10%) 하락한 6만89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보다 0.95% 밀려났지만, 코스피 증권업지수는 2.85%나 하락했다. 그런데 키움증권은 그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종가 기준으로 2017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이 같은 약세는 타 증권사에 비해 증시에 연동되는 실적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가 2일까지 전망한 키움증권의 2분기 영업이익은 839억원, 당기순이익은 645억원이다.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8% 줄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증권, 메리츠종금 등의 순이익이 각각 197%, 30% 가량 개선된 것과 비교된다.
 
실적 감소는 채권 금리 하락과 IB(투자은행)부문의 더딘 성장에 따른 것이다. 키움증권은 채권포지션과 ELS 판매규모가 적어 금리인하 수혜를 상대적으로 덜 받는 편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금융자산(FV-PL)에 계상된 채권이 총자산 대비 40%인 반면 키움증권은 26%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식시장과 연계된 PI(자기자본투자)투자 및 수익증권 보유규모가 커 2분기 큰 폭의 금리 하락과 부진한 증시 때문에 키움증권 실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의 수익구조는 증시에 연동된다. 키움증권의 2분기 시장점유율은 약 19.7%로 추정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키움증권(별도)의 사업부문별 영업수지 중에서는 리테일이 998억원으로 46%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PI 부문이 763억원으로 35% 비중이다. IB와 홀세일은 각각 전체의 11%, 8%에 불과하다. 지난해 4분기 코스피가 14% 가까이 하락했을 때 키움증권은 PI에서 손실을 내며 21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하반기도 녹록치 않아보인다. 금리보다는 증시 하락의 영향을 민감하게 받기 때문이다. 한 연구원은 "증시 하락에 따른 PI 조기 클로징 같은 전략으로 방어할 수 있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인터넷은행 등으로 사업구조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이 증시 변동에 취약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어 체질 개선을 위한 전략을 좀더 명확히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리테일 시장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며 "트레이딩과 IB손익이 증가하고 있어 종합증권사로 성장하는 과도기"라고 설명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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