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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 취임…"권력범죄 눈 감지 않는 검찰돼야"
"검찰, 정치적 중립·사회적 공정 지켰는지 국민에 믿음 못 드려"
2019-07-31 10:30:00 2019-07-31 13:45:29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배성범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 구성원에 현안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주문하면서 권력 범죄 등에 눈감지 않은 검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지검장은 31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우리 청에서 진행해 온 주요 현안사건의 수사와 공판이 흔들림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여러분 모두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며 "검찰에 대한 국민 질타의 상당 부분은 최근 문제가 된 권력 남용이 초래되기까지 검찰의 역할과 감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보거나 우리의 업무 처리가 정치적 중립과 사회적 공정의 원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충분한 믿음을 드리지 못한 측면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점들이 우리 검찰이 아프게 새기고, 우리가 추구하는 변화의 방향에 고려돼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치적·사회적·경제적 권력을 부정하게 행사하거나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반칙적 범죄,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사회적 약자 등 민생을 해하는 범죄에 눈감지 않는 검찰이 돼야 한다"며 "민주주의의 공정성과 정당성을 침해하는 선거범죄, 각종 공공적 영역에서의 부패와 비리, 각종 부정과 탈법으로 국가 재정에 손실을 초래하거나 경제·사회 각 분야에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범죄 행위, 소비자의 신뢰를 악용하거나 국민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합의된 법적 절차를 도외시하는 범죄 등이야말로 반칙적 범죄의 대표적인 예이므로 검찰은 사회공동체의 공공적 가치를 파괴하는 이런 반칙적 범죄에 우리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형사법의 절차적·실체적 정의가 우리 업무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구현돼야 할 것인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할 것을 제안한다. 검찰은 그 권한 행사의 과정이 공정해야 함은 물론 공정하게 보여야 하고, 그 결과를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기계적인 법적용에 따른 형식적 결론 도출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사건의 실체를 고민하고 사안의 경중과 성격에 상응하는 검찰권 행사로 그 과정 및 결과에 국민께서 공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상하 간에, 동료들 간에 열린 마음으로 적극 소통하고 필요한 경우 관계전문가나 시민들에게 의견을 구하는 절차를 적극 활용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들의 자세를 보다 겸허하게 하고 항상 따스한 소통과 배려의 마음을 가져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우리의 시선과 자세를 낮춰 국민들과 사건관계인의 얘기를 듣고 이를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살펴 정의가 지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정의와 공정의 원칙과 인권 옹호의 이념이 서울중앙지검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지, 국가적, 경제·사회적 룰을 깨뜨리는 반칙적 범죄를 밝혀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제대로 감시하고 성찰함으로써 검찰 본연의 책무를 다해 나가자"고 밝혔다.
 
배 지검장은 이날 취임식 전 출근길에서 "앞으로 운영 계획이 어떻게 되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서울중앙지검이 국민들께서 바라시는 바를 또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굵직한 수사들이 많은데 수사지휘는 어떻게 할 생각이냐"는 물음에는 "이제 부임하는 중이어서 차츰 현안을 살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배성범(오른쪽)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첫 출근을 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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