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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한강대교 '백년다리' 설계안 발표
언덕 형태 곡선 디자인…공연장·선베드 설치해 '머무는 공간'으로
2019-07-30 14:49:04 2019-07-30 14:49:04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한강대교 남단(노량진~노들섬)에 보행자 전용 공중보행교로 개통 예정인 '백년다리'의 밑그림에 해당하는 국제현상설계공모 당선작이 30일 공개됐다.
 
서울시는 국내·외 총 27대1의 경쟁을 뚫고 국내 건축사인 권순엽 에스오에이피(SOAP) 대표의 설계안 '투영된 풍경(REFLECTIVE SCAPE)'이 당선작으로 최종 선정됐다고 이날 밝혔다. 당선작은 조선 정조시대 '배다리'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500미터 길이의 보행자 전용교를 조성한다. 배다리는 정조가 수원행차 때 한강을 건너기 위해 작은 배들을 모아 만든 사실상 한강 최초의 인도교였다.
 
백년다리의 상부데크는 완만한 언덕 형태의 각기 다른 8개 구조물을 연속적으로 연결해 마치 물 위에 떠있는 배를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 특징이다. 언덕 형태의 구조물은 부유하는 배를 형상화했으며, 보행길을 따라 걸으면 변화하는 높이에 따라 한강의 풍경과 도시의 경관, 석양을 다양한 방식으로 조망할 수 있다.
 
보행로 곳곳에 목재 데크를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벤치와 전망테라스, 야외 공연·전시장, 선베드 같은 시민 이용시설도 들어선다. 휴식과 조망을 통해 도시와 자연의 경계를 경험하고, 문화적 일상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보행교가 기존 아치교 사이에 조성되는 점을 감안해 아치가 보이는 구간은 식재 등을 통해 가리고, 아치 아랫부분의 시야가 열리는 구간은 테라스 등을 통해 한강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조성할 예정이다.
 
백년다리 보행데크 주변으로 꽃과 나무를 다양하게 심고, 한강대교 차로 부분과 보행교 사이에는 수직정이 설치된다. 보행데크 바닥에는 은하수를 투영시켜 놓은 듯한 작은 조명을 촘촘하게 설치해 '밤하늘의 정원을 연상시키는 빛의 숲'을 연출해 이색적인 야경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당선팀과 설계범위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한 뒤 8월 중 설계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연내 설계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가 2021년 6월까지 백년다리를 준공할 계획이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구조 등 여러 제약여건을 극복하고 백년다리의 역사적 상징성과 기존 아치교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창의적 디자인을 도출하고자 했다"면서 "시민들이 사랑하고 세계인들이 찾을 수 있는 대표 명소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당선작 '투영된 풍경(REFLECTIVE SCAPE)' 조감도. 자료/서울시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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