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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대교에 ‘보행교’ 100년만에 부활한다
뉴욕 브루클린브리지처럼 1층 차도 2층 보행로로
2019-03-20 14:07:40 2019-03-20 16:24:27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102년 전 걸어서 한강을 걸어서 건널 수 있던 한강대교가 다시 보행교로 부활한다. 서울시는 ‘한강대교 보행교 기본구상안’을 20일 발표했다. 보행 중심으로 한강대교의 역사성을 복원하고 차와 사람이 공존하는 새로운 백년다리의 전경을 만들 계획이다. 
 
용산과 노량진을 연결하고, 중간에 노들섬이 펼쳐진 한강대교는 지금으로부터 102년 전에 한강 인도교라는 이름으로 첫 개통됐다. 이름 그대로 한강을 걸어서 건널 수 있는 최초의 다리였다. 당시 한강 인도교를 세우는 과정에서 다리를 지탱하기 위해 강 중간에 둑을 쌓으면서 형성된 인공섬이 현재의 노들섬이다. 한강 인도교는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사흘 만에 폭파되는 아픔을 겪었고, 1981년 쌍둥이 아치교 한강대교를 개통하면서 차량 중심 교량으로 바뀌었다. 
 
서울시는 오는 2021년 한강대교 남단에 기존 교량을 이용해 노들섬과 노량진을 잇는 보행자 전용교를 다시 개통한다. 한강대교 남단에 노들섬~노량진 아치 구조와 기존 교각을 이용해 기존 차도는 유지하면서 쌍둥이 다리 사이 공간을 이용해 폭 10.5m, 길이 500m 보행교를 새롭게 놓는다. 뉴욕의 명소인 브루클린 브리지처럼 1층은 차도, 2층은 보행로로 운영할 계획이다. 보행자 편의를 높이고 도로 시설물로 단절된 노량진 일대 지역을 연결한다.
 
현재의 한강대교는 한국전쟁으로 폭파된 이후인 1958년 시멘트와 철근을 이용한 교량으로 준공됐다. 서울의 인구와 교통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1981년 지금의 쌍둥이 교량으로 탈바꿈했다. 총 연장은 840m로, 교량 중앙의 노들섬을 기준으로 노량진 방향(남단) 381m는 아치형이다. 
 
한강대교 보행교는 노량진 방향으로는 내년 초 철거 예정인 노량진 고가차도와 연결하고, 노들섬 쪽으로는 자동차전용도로를 건너기 위해 막혔던 노들섬을 연결하는 보행육교와 연결한다. 올림픽대교 하부 수변보행길로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수직으로 직접 연결한다. 노들섬에서 한강대교 보행교를 지나 노량진 일대까지 한 번에 보행길이 연결된다. 
 
한강대교 보행교 설치는 자연과 음악 중심 복합문화공간으로 9월 개장을 앞둔 노들섬의 보행 접근성을 높일 방침이다. 한강대교 보행교 설치와 연계해 상대적으로 협소하고 낙후된 한강대교 남단 수변공간 재생도 본격화한다. 
 
서울시는 5월 국제현상설계공모를 추진해 창의적인 디자인을 받을 계획이다. 총 사업비 300억원을 투입해 연내 설계를 완료하고 2021년 6월 시민에게 개방한다는 목표다. 보행교에는 전망대와 광장, 녹색공간을 조성해 시드니의 ‘하버브릿지’처럼 보행교 자체가 즐길거리가 될 수 있도록 한다. 
 
박원순 시장은 “100년 전 한강인도교의 보행 기능을 복원하는 역사적 의미와 함께 ‘걷는 도시 서울’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노량진 일대의 지역재생을 견인하는 역할”이라며 “서울시민의 여가생활을 풍부하게 하고, 나아가 뉴욕의 브루클린브리지처럼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재생 모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1백년만에 보행교가 다시 부활하는 한강대교 이미지.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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