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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 떨어지는 노년기, 안면마비 주의해야
체내 잠재 바이러스 활성화 시 발현…재발하면 증상 심하고 후유증 남아
2019-07-30 06:00:00 2019-07-30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한의학에서 '와사풍'으로 불리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몸 안에 바이러스가 잠재돼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활성화되면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바이러스성 질환이기에 면역력이 약한 세대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특히 어린아이보다는 60대 이상 노년층의 증가 폭이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인다.
 
안면신경마비는 한쪽으로 입이 돌아가거나, 한쪽 눈이 잘 감기지 않는 등을 주 증상으로 하는 질환이다. 신체적으로 느끼는 불편함은 물론, 변하는 외관 탓에 육체적 고통과 심적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에게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특히 60대 이상 노년층은 환자 증가폭이 5년 새 약 41%에 이를 정도로 높게 나타났다.
 
안면신경마비는 겨울철처럼 면역력이 약해지는 시기에 걸리기 쉬운 것으로 생각하지만 최근에는 과도한 냉방으로 인해 여름에도 환자가 겨울만큼 많아져 여름에도 노년층의 면역력 관리가 요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안면신경마비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6~8112370, 12~2월에 11244명으로 오히려 겨울철보다 여름철에 더 많이 나타났다.
 
발병초기에는 신경 손상이 진행됨에 따라 마비가 점점 심해지는 경과를 보인다. 신경 손상의 정도에 따라 다양한 예후를 보이는데, 초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신경 손상 정도가 심할 경우, 다양한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커진다. 초기 치료에 따라 완치율 및 치료 기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초기부터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안면신경마비는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대표적인 안면신경마비 질환인 '벨마비(Bell's palsy)'는 원인이 없는 특발성 안면마비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단순포진 바이러스(HSV)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또 심한 난치성 안면신경마비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람세이 헌트 증후군은 대상포진 바이러스(VZV)의 활성화로 인해 발생하는데, 해당 바이러스가 잠재돼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재활성화되면서 안면신경을 손상해 발생한다.
 
안면신경마비는 재발이 가능한 질환이므로 치료 이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보통 10년 이내 재발률이 5~10%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임상적으로 봤을 때 수개월 이내에 재발해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자주 있다.
 
남상구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교수는 "안면신경마비가 같은 부위에 재발한 경우, 대체로 증상이 더욱 심하고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높고 치료도 어렵다"라며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치료를 제대로 마무리하고, 면역력을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안면신경마비는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운 환경이면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다. 면역력은 심한 온도변화 외에도 과로나 과도한 스트레스, 수면 부족, 잦은 편두통 등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적절한 치료를 통해 평소 몸의 상태를 개선할 필요가 있으며, 면역력을 높여주는 한약 등도 도움 될 수 있다.
 
남상수 교수는 "여름은 더워서 추위 질환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냉방병과 여름 감기에 걸리는 사람이 많다"라며 "안면신경마비도 과도한 냉방과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60대 이상 노인들의 경우 면역력이 약해져 안면마비를 겪을 수 있으므로 평소 꾸준한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무료 건강검진을 받고 있는 노인들 모습.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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