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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정비사업에도 목매는 대형사
수익성 악화 우려에도…작은 일감 옥석고르기
2019-07-23 15:07:02 2019-07-23 16:16:39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최근 대형 건설사의 소규모 정비사업 수주가 많아지면서 수익성 악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는 인건비 등 고정비 단가가 중소 건설사에 비해 높아 소규모 사업장 한 곳에서 수익을 내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생산설비가 일정할 때 대량 생산을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와 같은 이치다. 업계에서는 대형 건설사가 소규모 사업장을 계속 수주할 경우 수익성 악화로 품질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 건설사들의 소규모 정비사업 수주가 많아지면서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금은 일감 확보 차원에서 소규모 사업장까지 수주하고 있지만, 향후 사업이 실제 진행될 경우 상황 변화로 사업이 좌초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건설사는 인건비 등 고정비 단가가 중소 건설사보다 높아 상황 변화가 발생하면 소규모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력 운영이나 투입되는 인건비 등 단가가 다르기 때문에 500가구 미만 사업장은 대형 건설사가 입찰에 잘 참여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대형 건설사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포기한 사업장에 중소 건설사가 들어가 같은 가격에 수익을 내고 공사를 마무리 짓는 경우도 많다. 수주 당시에는 수익성 악화 우려가 없었지만, 실제 착공 시기에 돌입하면 여러 가지 상황 변화에 따라 예상했던 수익을 보장하기 힘든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고정비 단가가 낮은 중소 건설사는 사업을 감당할만한 여지가 있어 대형 건설사가 포기한 사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형 건설사들이 단순히 규모가 작아서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비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반분양 물량과 입지 여부라는 점에서 이런 조건을 충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소규모 정비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감 확보 차원도 있지만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거나, 입지가 좋은 물건은 소규모라도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일반분양 물량이 작고, 입지가 좋지 않으면 나중에 분양도 안되기 때문에 이런 사업장은 참여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소규모 사업장이 많으면 인력 운영에서 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소규모라고 해서 전혀 검토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지역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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