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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일정 '감감무소식'…개성공단 기업들 속앓이
협회 "미 하원 개성공단 설명회 앞서 방북 희망"…통일부 "6월 초 방문, 북측 의지에 달려"
2019-05-27 15:52:58 2019-05-27 23:06:14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자산점검을 위한 방북 승인을 받은 지 열흘이 지났지만, 구체적인 일정에 대한 남북간 협의가 별다른 진전을 거두지 못하고 있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내달 10일 미국 연방하원에서 열리는 '개성공단 설명회' 이전 방북을 희망하고 있으나 남북관계가 교착국면에 빠지면서 기약없는 기다림이 이어지고 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과 관련해 "북측과 계속 협의 중"이라며 "특별히 새롭게 말씀드릴 게 없다"고 밝혔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17일 개성공단에 투자한 기업인들이 신청한 자산 점검 방북을 승인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와의 협의에서 북측은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이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개성공단기업협회에서 열린 개성공단 방북 승인 관련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개성공단 기업들은 내달 미국 방문을 앞둔 터라 더욱이 속을 태우고 있다. 개성공단 재개에 대해 미국 내 여론의 지지를 받으려면 방북이 선행돼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협회는 6월10~15일 미국을 방문해 하원에서 열리는 개성공단 설명회에 참석하는 등 공단 재개의 필요성과 가치를 설명할 예정이다. 또 워싱턴DC와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현지 언론 인터뷰와 공단 관계자들과의 면담, 교포기업인 간담회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미국 방문 전 방북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일각에선 방북 시기 자체를 가늠할 수 없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는 "통일부가 일주일 전 북측과 협의 중이라고 한 뒤 아무런 소식이 없는 것을 보니 얘기가 잘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가급적 미국 방문에 앞서 방북하는 게 모두의 바람인데, 현재 상황으로 보면 성사될 가능성이 낮아보여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통상 방북 행정절차가 최소 2주가량 걸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협회가 미국 방문에 앞서 방북을 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행정절차보다 북측의 방북 허용 여부에 따라 일정이 유동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측과 방북 협의가 최종 결정되면 국방부가 72시간 전에 군사분계선을 넘는 이들의 명단을 북측에 통보하고, 북측은 24시간 이내에 방북 수락 여부를 알려준다. 내달 10일 전 관련 기업들의 방북이 성사될지는 북측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의미다. 통일부 관계자는 "방북 절차를 밟는데 4~5일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북측과 협의를 매듭짓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193개 기업들이 어떻게 들어갈지는 별도 논의 사항이라 협회와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협회 관계자는 "이번주까지는 북측과 협의를 기다려볼 것"이라며 "6월 초 방북 여부와 관계없이 미국 방문을 차질없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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