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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영국 총리, 다음달 7일 '사임'…"브렉시트 지지 못 끌어내"
메이 총리, 2년11개월 만에 사임
2019-05-24 21:53:17 2019-05-24 21:53:17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벽을 넘지 못하고 2년11개월 만에 집권 보수당의 당대표직을 내려 놓기로 했다. 메이 총리는 후임 새 총리가 될 집권 보수당 당대표가 선정되는 7월말까지 과도 정부를 이끌게 된다.
 
메이 총리는 24일(현지시간)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과 만난 뒤 내놓은 성명에서 오는 6월 7일 당대표를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EU와의 이혼 합의안이 계속 의회에서 부결되는 등 브렉시트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이다.
 
메이 총리는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을 지지하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했다"면서 "그러나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또 "새 총리가 영국의 국익에 가장 부합하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며 "브렉시트를 실현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 나에게 가장 깊은 후회로 남아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누가 내 뒤를 잇든 그는 내가 그러지 못했던 의회에서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24일 총리 관저 앞에서 6월7일 총리 사임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메이 총리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의 뒤를 이어 보수당 당대표 겸 총리직에 올랐다. 메이 총리는 2017년 3월29일 브렉시트 협상 개시를 EU에 공식 요청한 뒤 2018년 11월25일 580페이지의 합의안을 도출해 정상회의의 추인을 받았다. 그러나 영국 하원에서 이 합의안은 1월15일 230표차, 3월12일 149표차 및 3월28일 58표차로 3번 잇따라 반대표 우세로 부결되었다. 브렉시트도 3월29일에서 10월31일로 연기됐다.
 
메이 총리는 오는 6월 초 EU 탈퇴협정 법안을 상정해 의회에서 통과시킨 뒤 브렉시트를 단행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의 반발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는 지난 21일 EU 탈퇴협정 법안의 뼈대를 공개하면서 하원이 원한다면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개최, EU 관세동맹 잔류를 수용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여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야당이 요구해 온 제2 국민투표 개최 가능성 등에 극렬히 반대하면서 메이 총리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보수당은 6월 10일께부터 새로운 대표 선택 작업에 착수해 7월 중 신임 총리를 선출할 수 있도록 준비에 들어간다. 신임 총리 후보로는 보리스 존슨 전 외교부 장관과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후임 당대표는 자동으로 총리직을 승계하게 된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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