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이사회 '기권 의견, 찬성 추정해 배상책임 못 물어"
"이의제기 기재 없다는 이유, 결의 찬성 추정한 것 잘못"
입력 : 2019-05-19 09:00:00 수정 : 2019-05-19 09:00:00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150억원 기부 의결 당시 기권 의견을 낸 이사들에게 '이의를 제기한 내용이 의사록에 없는 자는 결의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한다'는 상법 규정을 적용해 손해배상 책임을 물은 것은 잘못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강원랜드가 회사 주주 최모씨 등 9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이사회에서 기부에 찬성한 이사들에 대한 손해배상을 인정한 원심 판단을 받아들이면서도 기권한 이사들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책임을 물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상법 제399조 제1항은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그 임무를 게을리 한 경우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해 연대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조 2항은 '전항의 행위가 이사회의 결의에 의한 것일 때에는 그 결의에 찬성한 이사도 전항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같은조 3항은 '전항의 결의에 참여한 이사로서 이의를 한 기재가 의사록에 없는 자는 그 결의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보고 있는데 이사들이 이사회결의에 찬성한 것이 이사의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한 것인지와 이사회 결의에서 기권한 이사가 상법 399조 3항(결의 찬성 추정)의 적용대상인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제399조 제3항은 같은 조 제2항을 전제로 하면서,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는 자로서는 어떤 이사가 이사회 결의에 찬성했는지를 알기 어려워 그 증명이 곤란한 경우가 있음을 고려해 그 증명책임을 이사에게 전가하는 규정"이라며 "그렇다면 이사가 이사회에 출석해 결의에 기권했다고 의사록에 기재된 경우에 그 이사는 '이의를 한 기재가 의사록에 없는 자'라고 볼 수 없으므로, 상법 제399조 제3항에 따라 이사회 결의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할 수 없고, 따라서 같은 조 제2항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최씨와 김모씨는 결의할 당시 그 의안에 대해 기권한 것으로 의사록에 기재돼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상법 제399조 제3항의 '이의를 한 기재가 의사록에 없는 자'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사회 결의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할 수 없고, 따라서 같은 조 제2항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원심이 최씨와 김씨가 의사록에 기권한 것으로 기재돼 있을 뿐 이의를 한 기재가 없다는 이유로, 결의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봐 다른 이사들과 연대해 손해 배상 책임을 준 것은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원랜드는 강원 태백시로부터 오투리조트 운영자금을 대여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지난 2012년 이사회에서 재적이사 15명 중 12명이 출석한 가운데 찬성 7표, 반대 3표, 기권 2표로 결의한 뒤 총 150억을 기부했다.
 
강원랜드는 이사들이 타당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회생을 기대하기 어려운 오투리조트 사업에 150억 원을 기부하는 결의를 한 것은 이사의 재량권의 범위를 넘어서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한 행위에 해당한다며 150억원을 지급하라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이사들이 결의 당시 충분한 검토 후 의사결정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 기부를 승인하는 결의를 한 것은 이사로서 경영에 관한 재량의 범위를 일탈한 것으로서 선관주의의무에 위반된다"며 찬성·기권한 이사 모두에게 "강원랜드에 총 30억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대법원은 찬성 의견을 낸 이사들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면서 기권 의견을 낸 이사들에 대한 항소심 판단은 틀렸다고 봤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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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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