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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상화' 구호만…'협상의 기술'은 사라졌다
여야 한목소리로 "국회 정상화" 주장…정상화 해법 평행선
'주면 받는다' 국회 협상정신 실종됐다는 지적
이인영·나경원·오신환, 저녁 호프미팅에서 현안 논의
2019-05-20 16:34:59 2019-05-20 18:41:54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취임 후 가장 강조한 단어는 '국회 정상화' 입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 말을 반복합니다.
 
지난주 선출된 민주평화당 유성엽·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도 국회 정상화하자고 촉구했습니다.
 
여야가 국회 정상화를 이렇게나 자주 외친다는 건 그만큼 정상화가 잘 안 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올해 들어 국회는 개점휴업 상태, 4월 국회는 일정도 합의하지 못하고 파행됐습니다.
 
시급히 처리할 추경도 20일 넘게 국회에서 좌초되고 있습니다.
 
유치원3법 등 민생현안도 국회에서 발목이 잡혔습니다.
 
정치권도 국회 정상화 해법을 찾고자 노력은 하는 모습입니다.
 
'밥 잘 사주는 누나가 되겠다', '맥주 사주는 형님이 돼 달라'면서 물밑 제안도 많습니다.
 
<인터뷰 :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원내대변인 "민주당에선 (야당을) 만나려고 하고, 다른 원내대표들도 국회 정상화를 생각해 여러 가지 방식으로 만나려고 한다">
 
하지만 국회 정상화 해법 중 가장 중요한 협상 정신은 실종됐다는 지적입니다.
 
그간 국회에선 '주면 받는다'는 협상의 기술로 역사가 이뤄졌습니다.   
 
18대 국회에서 국회 선진화법이 탄생한 과정도 협상과 합의를 통해서였습니다.
 
선진화법 결과인 패스트트랙, 신속처리안건 지정도 국회의 협상을 통해 법안을 처리하자는 것입니다.
 
20대 국회 전반기엔 민주당 홍영표·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주거니 받거니 협상의 기술을 발휘했습니다.
 
지난해 홍 원내대표는 추경 처리를, 김 원내대표는 드루킹 특검을 주고 받으며 각자 몫을 챙겼습니다.
 
당시엔 국회도 비교적 막힘 없이 열렸습니다.
 
반면 올해 국회에선 이런 모습이 사라졌습니다.
 
국회 정상화를 위한 각자의 생각은 다르고 협상도 없이 평행선만 달립니다.
 
민주당에선 추경 처리를 강조하며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주장합니다.
 
한국당에선 민주당이 선거개혁·사법개혁을 강행처리한 것부터 철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지금 뒤에 보이는 건물은 국회 사랑재입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곳에서 한달에 한번꼴로 여야 5당 대표 또는 원내대표와 회동했습니다.
 
각당 지도부가 힘을 모아 국회를 정상화시키자는 것입니다.
 
하지만 번번이 소득없이 헤어졌습니다.
 
헤어진 뒤엔 또 신경전이 시작됐습니다.
 
오늘 저녁 민주당 이인영·한국당 나경원·바른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맥주집에 마주 앉습니다.
 
함께 맥주를 마시면서 정국 현안을 논의할 호프미팅을 하기로 한 것입니다.
 
5월 들어 3당 원내대표가 교체된 후 처음으로 같이 모이는 자리입니다.
 
원내대표들은 5월 임시국회 소집 여부와 추경안 처리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입니다.
 
뉴스토마토 최병호입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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