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손으로 총수된 조원태 회장, 집안 분쟁 해결 '큰산'
공정위, 한진그룹 내부 합치 안돼 조원태 회장 '총수'로 직권 지정
입력 : 2019-05-15 21:31:31 수정 : 2019-05-15 21:31:31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우여곡절 끝에 '총수'가 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손으로 총수가 됐단 점은 한진그룹의 권력이 조 회장에 집중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향후 그룹 경영권 및 고 조양호 회장의 지분 상속 등을 두고 총수 일가 내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조양호 전 회장의 사망으로 조원태 회장을 한진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 직권 지정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2003년 동일인에 올랐던 선친에 이어 16년 만에 '총수' 자리에 오르게 됐다. 조 회장은 오는 6월1일 열리는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연차 총회에서 의장을 맡아 그룹 총수로서 첫 무대에 서게 된다. IATA 연차총회는 120개국 287개 항공사의 최고경영자 등이 집결하는 글로벌 행사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15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총수'로 직권 지정됐다. 사진/대한항공
 
다만 한진그룹이 '조원태 체제'로 탈바꿈했다고 단정하긴 어려워 보인다. 조 회장은 선친의 별세 이후 곧바로 회장직에 올랐지만, 동일인 지정에 대한 오너 일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정위의 기업 집단 현황 발표는 당초 8일이었으나 한진그룹의 서류 미제출로 발표 일정은 이날로 미뤄졌다. 
 
김성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한진그룹 내부 의견이 합치되지 않아 직권으로 지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공정거래법 14조4항에 따라 특수관계인 중 조원태 대표이사에게 자료 제출을 요청해 자필로 서명해 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동일인 변경 신청서를 제외하고, 조 회장이 총수가 될 경우에 대한 자료들을 제출했다.
 
총수 지정을 두고 새어나온 오너 일가의 의견 대립과 선친의 지분 상속 논의가 현재 진행 중인 만큼 조 회장이 그룹서 입지를 굳히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분 승계 방법에 따라 조 회장의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선친의 유언장이 없다면 조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 17.84%은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약 5.95%, 삼남매는 각각 약 3.96%를 나눠갖게 된다. 현재 삼남매의 한진칼 지분은 각각 2.34%, 2.31%, 2.3%로 비슷하다. 조 회장이 그룹 내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선 이 전 이사장의 지원이 절실하다.
 
일각에선 조현아·조현민 두 자매가 상속받을 지분을 조 회장에게 우호지분으로 남겨두는 조건으로 칼호텔네트워크나 한진관광 등 일부 계열사의 경영권을 요구했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일방적으로 부친의 상속 재산을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만약 조 회장이 조 전 회장의 지분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할 경우 KCGI로부터 경영권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다.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14.98%까지 확보한 상태다. 조 전 회장(17.84%)과 3% 차이도 나지 않는다.
 
한편, 한진 오너 일가의 상속세 신고 기한은 오는 10월 말일까지다. 일각에서는 지분 상속에 대한 논의가 하반기까지 길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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