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만 아시아나항공 지원…시중은행은 빠진다
시중은행, 리스크 우려 섣불리 지원 못해
산업은행·수출입은행, 각각 7대3으로 나눠 지원
아시아나항공 재무개선 약정, 이르면 다음주 체결
입력 : 2019-04-23 17:09:44 수정 : 2019-04-23 17:09:49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채권단이 1조6000억원의 금융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시중은행은 빠지고 국책은행만 나서기로 했다. 시중은행은 아시아나항공 금융지원 대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섣불리 돈을 투입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장 오는 25일 아시아나항공이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갚아야 하는 상황이라, 국책은행이 먼저 나설 수밖에 없다.
 
23일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 총 1조6000억원 규모의 금융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우선 아시아나항공의 5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사들여 회사의 유동성을 지원한다. 이어 예비금 성격으로 3000억원 규모의 보증한도(스탠바이론)과 8000억원 규모의 한도대출(크레딧 라인)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금융지원은 채권단 중 국책은행만 해당된다. 1조6000억원 중 70%는 산업은행이, 30%는 수출입은행이 지원한다. 시중은행은 금융지원을 하지 않지만, 갖고 있는 채권을 당분간 회수하지 않기로 채권단 내에서 협의했다.
 
익명을 요구한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일반적으로 주주들이 있기 때문에 섣불리 리스크가 있는 구조조정 지원에 나설 수 없다"며 "다만 국책은행이 돈을 집어넣는데 시중은행이 회수하는 상황이 되지 않기 위해, 시중은행의 채권회수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시중은행은 실사가 아직 안됐고, 신용보강이 된다고는 하나 추가 지원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표시했다"며 "현실적으로 오는 25일 600억원 회사채와 금호고속의 1300억원 채권 만기도 있어 (국책은행의) 조기 집행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금호그룹이 요청했던 5000억원보다 많은 금액을 지원한 이유에 대해서는 "시장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최 부행장은 "부채비율을 타사 정도의 재무비율로 가져가야 한다는 기본적이 전제가 있었다"며 "처음에 예견된 것보다 금액이 많이 들어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매각에 대한 안전성과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282억원으로 전년대비 -88.5%를 유지했다. 당기순손실은 195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부채비율은 약 649%인 것으로 알려졌다. 누적 부채도 3조6000억원에 달한다. 총 부채 중 70%가 시장성 부채(ABS)이므로, 시장의 신뢰 회복이 급선무다. 
 
최 부행장은 "5000억원만으로도 아시아나항공 유동성의 위기를 넘을 수 있지만, 예비적으로 충분한 자금이 들어가는 것이 향후 매각에 유리하게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전재경 산업은행 구조조정 본부장도 "대부분 구조조정 기업은 크레딧 라인 등 예비금 성격의 자금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며 "혹시라도 신용경색이 일어날 경우를 위한 자금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1300억원 규모의 금융(브릿지론)을 지원하기로 했다. 금호그룹의 지배구조는 박삼구 회장→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순으로 돼 있다. 금호고속은 지분 43%를 담보로 제2금융권 대출을 받은 상태다. 금호고속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 지배구조가 흔들려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5일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만기도래 한다. 우선 아시아나항공은 '무등급 트리거'를 막기 위해 오는 24일 회사채를 상환하고, 신용등급을 받기 위해 소액(10억원)의 사모채권을 별도로 발행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매각 실패의 안정장치로 출자전환도 고려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영구채를 출자전환하면 지분율은 30%내외이다. 최 부행장은 "영구채 전환권은 최후로 보루 개념으로 쓸수 있는 카드"라며 "실제로는 캐피탈 개인을 위한 보강이 아니다. 인수자가 나타나서 딜이 진행되면 채권을 상환 받는게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또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1차매각이 무산되면, 채권단은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 얼롱)을 통해 매각조건을 변경 가능하다.
 
아시아나항공 재무개선 MOU는 이르면 다음주에 개최될 예정이다. 최 부행장은 "우선 금호그룹의 이사회가 끝나고 오늘 또는 내일에 특별약정을 마무리할 것"이라며 "그 중 일부를 MOU에 반영해 이르면 다음주 정도에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최홍

무릎을 탁 치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