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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블라인드 채용' 대세…디지털 전문가도 면접 참석
채용비리 사태 이후 1년…공정성·투명성에 초점
2019-04-22 20:00:00 2019-04-22 20: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은행권이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 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이력서 정보를 면접관이 볼 수 없는 '블라인드 면접'을 도입하고 디지털 전문가가 면접에 참여하는 등 채용 풍속도가 달라진 모습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은행권 채용은 지원자의 학교명과 학업성적, 사진, 성별, 생년월일 등 정보를 지원서에서 아예 삭제하는 블라인드 채용이 일반화돼 있고 채용 과정 상당 부분을 외부에 위탁하거나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은행연합회가 마련한 채용절차 모범규준에 따라 채용과정에 공정성이 강화되면서 각 은행이 원하는 인재를 찾는 전형이 실질적으로는 면접으로 한정되고 있다. 특히,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이 모두 블라인드 면접을 진행한다. 지난해 채용비리로 은행권 채용에 논란이 있었던 만큼 투명성을 강화해 부정한 채용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연합회가 마련한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준수하고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하는 게 공통적인 흐름"이라며 "시중은행이 블라인드 면접을 진행하는 만큼 나머지 은행들도 이와 같은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의 경우 외부 면접관을 면접에 참여시키는 등 블라인드 면접을 강화했다. 전 분야에 구분 없이 채용하지는 않았지만 하반기 공채에는 블라인드 공채를 살리며 디지털 역량을 평가하는 채용 과정 도입에도 무게가 실린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후반기 공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아직 미정이나 현재까지는 공통 시험을 통과한 신입사원을 내부 교육을 통해 디지털 인재로 키울 방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부터 채용모집을 시작한 우리은행은 공정한 인재 채용과 디지털 인재 채용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블라인드 면접을 강화한다. 지난해보다 100명이 늘어난 300명 공개 채용에서 9개의 직군 구분을 만들었지만 따로 시험을 진행하지는 않는다.
 
우리은행은 디지털 인재를 평가할 인원을 면접과정에 배치해 우수한 직원을 선발할 계획이다. 채용과정에서 전공과 토익 등 스펙을 기재하지만 면접은 이를 철저히 가린 채 진행한다. 외부 면접관을 도입해 채용과정에 공정성 또한 살린다.
 
아직까지 채용된 인원이 일정기간 영업점 근무를 마친 후 선발과정을 통해 관련부서로 배치된다는 점도 디지털 역량 평가에 가점을 주는 요인이다. 가령 기업금융으로 입사 지원을 했더라도 해당 영역에 대한 업무 인력풀에 포함될 뿐 근무부서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기소개서에서는 내용의 성실성, 필기시험은 상식수준이 평가기준이라면 두 번의 면접에서 지금 은행들이 원하는 역량을 구체적으로 따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채용박람회장에 구직자들이 길게 줄을 선 채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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