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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창공원+효창운동장, '효창독립 100년공원'으로
김구 등 독립운동가 7인 잠든 곳, 일상 추모공간으로 전환
2019-04-10 15:23:57 2019-04-10 15:37:27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백범 김구 선생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이 잠든 효창공원이 독일의 홀로코스트 추모공원과 같이 일상 속에서 독립운동의 역사를 마주하는 ‘효창독립 100년공원’으로 조성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임시의정원(국회) 개원 100주년이자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하루 앞둔 10일 백범기념관에서 ‘효창독립 100년공원 구상안’을 발표했다. 
 
효창공원(총면적 16만924㎡)에는 해방 후 백범 김구 선생이 독립운동가 묘역을 조성했고 그 자신도 서거한 후 1949년 효창공원에 안장됐다. 현재 효창공원에는 김구 선생을 비롯해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삼의사’와 임시정부에서 주석, 비서장, 군무부장을 지낸 이동녕, 차리석, 조성환 선생 등 독립운동가 7인의 묘역이 있다. 안중근 의사의 유해가 봉환되면 안장하기 위한 가묘도 있다. 
 
효창공원은 원래 조선 정조의 장자인 문효세자의 묘역인 효창원이 있던 자리다. 일제는 울창한 송림으로 사랑받았던 효창원에 골프장과 유원지를 지었고, 해방 직전에는 묘역을 서삼릉으로 이전시켰다. 이 과정에서 규모는 1/3로 축소됐고 도로로 단절되면서 섬처럼 폐쇄적인 공원이 됐다. 
 
이후 1960년에는 아시안컵 개최를 앞두고 효창운동장이 조성됐고, 반공투사기념탑과 대한노인회관 등이 들어섰다. 이후 효창공원은 인근 주민과 생활체육인, 단체방문객 위주로 이용하면서 근린공원 수준인 연간 33만명이 방문해 어린이대공원 934만명, 보라매공원 835만명, 현충원 223만명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서울시는 일제가 훼손한 효창원의 역사성을 회복하고 주민들에게도 외면받던 효창공원의 위상을 다시 세울 계획이다. 독일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추모공원 같이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독립운동의 역사를 마주하며 그 정신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일상 속 기념공원, 미래세대가 뛰어노는 새로운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추모와 일상이 공존하는 독일의 유대인 학살 추모공원, 쇼팽, 오스카와일드 등 유명인이 안장된 파리의 아름다운 도심 공원인 페르라셰즈 묘지공원 같은 공간으로 만든다.
 
참배객 위주로 방문하고 있는 독립운동가 7인의 묘역은 일상 속 성소로 전환한다. 주변 연못을 개보수해 평상시에는 주민과 아이들을 위한 휴식처로, 기념일에는 엄숙한 추모공간으로 가변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그동안 전면철거, 축소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던 효창운동장은 공원과 하나되는 축구장으로 거듭난다. 60여년간 자리를 지켜온 국내 최초의 국제축구경기장이자 태극전사의 꿈을 키워온 ‘한국 축구역사의 산실’이라는 가치를 살려 보존으로 방향을 확정했다. 동대문운동장이 철거된 이후 트라우마로 남아있던 축구인들의 기대를 헤아려 효창운동장을 리모델링하고, 하부에 독립운동가 기념공간을 조성한다.
 
일제가 이전하고 훼손시킨 옛 효창원의 공간적 범위도 회복한다. 공원과 지역사회를 가로막았던 담장을 없애고 주변의 역사·문화 거점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인근에 조성 예정인 손기정 체육공원과 이봉창 의사 기념관 등을 연결해 독립역사벨트로 조성한다.
 
서울시는 효창독립 100년공원 구상을 두고 국가보훈처, 문화재청, 용산구, 독립운동, 축구협회, 지역주민 등이 참여하는 효창독립 100년포럼(가칭)에서 토론회, 심포지엄, 주민참여프로그램 등 대시민 공론화 과정을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사업은 서울시, 국가보훈처, 문화재청, 용산구 등이 공동 추진하며, 2021년 착공해 2024년 준공할 계획이다.
 
박원순 시장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정신을 담아 향후 100년을 내다보는 서울의 대표적인 독립운동 기념공원으로 조성하겠다”며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독립운동의 역사와 정신을 기억하고 추모하며 미래 세대가 뛰어 노는 새로운 명소로 만들 계획으로 이해관계자인 독립운동, 축구협회,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효창독립 100년공원 구상 이미지.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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