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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울터미널 '서울-진해'노선 법정다툼, 대법원까지 가나
천일·경전여객 "'신설노선 인가' 취소소송…1, 2심 모두 "원고패소" 판결
2019-03-10 13:00:00 2019-03-10 13:00:00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서울에서 경남 진해로 가는 직행버스가 출발하는 터미널은 서울남부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 등 2곳이다. 이 중 맨 나중에 생긴 동서울터미널이 2016년에야 노선이 뚫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나마 이 후발노선을 두고 국토교통부와 버스회사 3곳이 뒤엉켜 송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진해' 직행버스 노선은 동서울터미널 노선이 생기기 전 천일여객과 경전여객이 사실상 양분했다. 그러던 중 동양고속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동서울-마산' 노선을 진해까지 확장했다. 1일 10회 운행하던 '동서울-내서-마산' 노선을 6회로 줄이고, '동서울-마산-진해' 노선을 4회 운영할 수 있게 노선분할 인가를 받은 것이다. 동양고속은 같은 해 운행 형태를 고속형에서 직행형으로 전환했다. 노선도 '동서울-내서-마산-진해'로 통합해 운행 횟수를 10회로 늘려 인가를 받았다. 한 달 후 경기도지사도 이를 인가했다.
 
영업에 타격을 입은 천일여객 등이 동양고속의 사업계획변경 인가를 내 준 국토부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해관계자인 동양고속도 피고보조참가인으로 소송에 참여했다. 
 
천일여객 등은 "국토부가 2016년 3월 내준 인가 대상은 단순히 노선 ‘분할연장’이 아닌 노선 ‘신설’이라고 주장했다. 인가 구분이 잘못되면서 신설 인가 시 고려해야 할 조건들이 모두 누락됐으므로 인가는 취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국토부장관이 당시 의견을 조회한 경남지사가 이를 반대했음에도 인가를 해 재량권을 남용했고, 국토부장관에 이어 노선을 인가한 경기지사 역시 경남지사와 아무 협의 없이 변경신청을 인가했기 때문에 무효"라고 주장했다. 
 
1심은 결과적으로 동양고속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동양고속이 인가 받은 노선은 기존 노선을 분할 한 뒤 그 중 하나를 연장한 것이기 때문에 현행법상 분할연장이지 노선의 신설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이어 "'여객자동차법상 국토부장관은 시·도지사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고만 돼 있다"면서 "국토부장관이 경남지사에게 의견조회를 한 이상 의견을 따르지 않았다고 해서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경기지사 인가의 유효여부를 다투는 주장에 대해 결과적으로 무효 취지로 판단했다. 그러나 인가권은 국토부장관에게 있고, 그가 인가한 이상 효력은 발생했다고 봤기 때문에 천일여객 등 원고측은 결과적으로 전부패소 판결을 받았다.
 
천일여객 등이 항소했지만 항소심 역시 같은 판단을 내렸다. 서울고법 행정5부(재판장 배광국)는 천일여객과 경전여객이 제기한 항소심에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고 8일 밝혔다.  
 
고속버스터미널 모습.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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