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이냐 '책무'냐…YTN 장고 속 김종철 위원장 회피
법률 취지 따른 선제적 조치라지만…회피 적정성 해석 엇갈려
공정성 뒤에 가려진 '기관장책무' 공방
법률자문단 "직권취소 어렵다"에 무게
정치적 부담 고려 해석도…방미통위 "법률자문단 검토와 무관"
2026-07-24 16:05:28 2026-07-24 16:05:28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가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취소 여부를 놓고 수개월째 장고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법률자문단이 현 단계에서 직권취소는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종철 위원장이 해당 안건 심의에서 스스로 빠지면서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했다는 평가와 기관장으로서 판단 책임을 회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미통위는 지난 4월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문제를 검토하기 위해 외부 법률자문단을 구성한 뒤 모두 5차례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자문단 검토 결과를 전달받은 방미통위는 최근까지 내부 법률 검토를 이어왔으며, 지난 20일에는 YTN 우리사주조합과 유진이엔티를 대상으로 의견청취 절차도 진행했습니다.
 
의견청취에는 김종철 위원장이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전체회의에서 "공직 취임 전 공익활동과 관련해 업무수행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스스로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안건 심의에 앞서 감사담당관실에 회피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해당 안건 심의를 회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의견청취는 고민수 상임위원이 직무대행을 맡아 진행했으며, 김 위원장을 제외한 류신환·윤성옥·이상근·최수영 위원 등이 참석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방미통위원장 취임 전 헌법학자로 활동하던 당시 YTN 우리사주조합과 노동조합 측 요청을 받아 2인 체제 방송통신위원회 의결의 위법성을 검토한 법률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해당 의견서가 공익적 차원에서 작성된 것이지만, 관련 안건을 직접 심의할 경우 공정성을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고 판단해 회피를 신청했습니다. 이후 방미통위는 내부 검토를 거쳐 회피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이 지난 15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방미통위)
 
방미통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4조는 위원 또는 배우자가 당사자인 경우, 친족관계에 있는 경우, 해당 사안에 대해 증언·감정을 했거나 당사자의 대리인으로 관여한 경우 등에 제척 사유가 발생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심의·의결의 공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경우 당사자가 기피를 신청할 수 있으며, 위원 역시 제척 또는 기피 사유가 있는 경우 스스로 회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방미통위는 김 위원장의 회피가 방미통위 설치법이 아니라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의 취지를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위원장이 임용 전 YTN 노조 측 법률대리인을 통해 의견서를 제출한 이력이 있는 만큼, 향후 심의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회피를 신청했다는 것입니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심의에 참여한 상태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반대 측이 과거 의견서 제출 이력을 근거로 의결의 공정성을 문제 삼을 수 있다"며 "이 경우 위원 개인뿐 아니라 방미통위 의결 자체의 정당성까지 흔들릴 수 있어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제5조는 승인·인가 등 직무를 수행하는 공직자가 직무관련자가 자신의 사적이해관계자에 해당하는 경우 소속기관장에게 신고하고 회피를 신청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에서 말하는 사적이해관계자는 본인이나 가족, 자신 또는 가족이 임원이나 대표로 있는 법인·단체, 공직 임용 전 2년 이내 자문이나 고문을 제공했던 개인·법인 등을 의미합니다.
 
다만 이번 사안이 이러한 사적이해관계에 해당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 위원장이 취임 전 학자로서 공익적 차원에서 법률 의견을 제시한 것이 이해충돌방지법상 사적이해관계로 보기 어렵고, 방미통위 설치법상 제척·회피 사유에도 직접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민주당 정보통신·방송미디어 수석전문위원을 지낸 안정상 중앙대 겸임교수는 "2인 체제 당시 기피 신청을 받고도 스스로 이를 각하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회피는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과거 공익활동 과정에서 법률 의견을 제시했다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회피해야 하는지는 현행 규정상 명확하지 않다"며 "회피 사유가 명확하지 않은 사안까지 폭넓게 회피하는 것은 기관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복적인 회피는 기관장이 부담해야 할 법적·정치적 책임을 직접 지지 않으려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YTN 현안 관련 법률자문단은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을 현 단계에서 직권취소하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집니다. 반면 국회에서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직권취소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습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의 회피를 단순한 절차적 공정성 확보를 넘어 정치권과 행정부 사이에서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선택으로 보는 시각도 나옵니다.
 
방미통위에 정통한 관계자는 "위원장은 국회의 직권취소 요구와 향후 행정소송 부담 사이에서 매우 어려운 위치에 있다"며 "국회의 요구를 완전히 외면하기도 어렵고, 반대로 성급한 결정을 내릴 경우 행정부가 상당한 부담을 떠안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점에서 회피는 정치적 압박과 법적 책임을 동시에 고려한 선택으로도 읽힐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법률자문단의 검토 결과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직권취소 요구에 명시적으로 반대하지 않으면서도 직접 의결에는 참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거리를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방미통위는 "법률자문단의 직권취소 검토와 위원장의 회피 신청은 전혀 관련이 없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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