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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세탁기·태양광 세이프가드 2년차…"올해도 문제 없다"
관세율 최대 5%포인트 인하…"선제적 대응으로 입지 공고"
2019-02-13 20:00:00 2019-02-13 20: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미국 정부의 외국산 세탁기·태양광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에 관련 업계가 당초의 우려를 떨치고 새 기회를 엿보고 있다. 첫 해를 큰 타격 없이 넘긴 덕분에 자신감도 커졌다. 발동 2년째를 맞아 관세율이 낮아지는 등 규제 완화도 긍정적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적용하는 세이프가드가 지난 7일(현지시간)부터2년차에 돌입했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이 조치는 세탁기와 관련 부품의 경우 3년간, 태양광 셀과 모듈은 4년간 지속된다.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의 규제 스케줄에 따라 2년차 관세는 첫 해보다 최대 5%포인트 완화됐다. 세탁기 관세율은 쿼터(120만대) 내 물량의 경우 20%에서 18%로 2%포인트, 쿼터 초과 물량은 50%에서 45%로 각각 낮아졌다. 세탁기 부품은 쿼터 물량이 지난해 5만개에서 7만개로 확대됐다. 관세율은 쿼터 초과 물량에 대해서만 50%에서 45%로 인하됐다. 태양광 셀은 쿼터(2.5GW) 초과 물량에 한해 관세율이 30%에서 25%로 조정됐고, 태양광 모듈도 30%에서 25%로 낮아졌다. 
 
이에 대해 코트라(KOTRA)는 "세이프가드 규제 완화가 한국 기업들의 대미 수출 여건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당 규제가 특정 물량 이상의 수입을 전면 봉쇄하는 쿼터 규제가 아닌 관세할당제도식이라는 점을 감안, 시장 경쟁력만 유지한다면 큰 타격은 없을 것이란 시각이다.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뉴베리카운티에 위치한 삼성전자 생활가전 공장에서 직원들이 세탁기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부터 미국 현지 공장의 가동을 시작했다. 사진/삼성전자
 
관련 업계에서도 세이프가드 첫 해를 큰 문제없이 넘긴 만큼 앞으로 남은 기간도 영업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전체 수입 물량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국내 기업들의 시장 영향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국제무역위원회(USITC)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미국의 가정용 세탁기 총 수입액은 9억1066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8% 감소했다. 이 중 한국의 대미 세탁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1% 줄어든 1억354만달러로 집계됐다. 국가별 수입 시장점유율은 베트남, 태국, 멕시코에 이은 4위였다. 태양광도 국내 제품의 수출액은 4억4282만달러로 주요 수출국 중 가장 큰 감소폭(33.8%)을 보였으나 수입 시장점유율 2위는 지켰다. 더욱이 태양광의은 지난해 9월 트럼프 행정부가 8개 제품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무역 장벽이 한층 낮아졌다. 
 
세이프가드 발동에 앞서 현지 생산 능력을 조기에 확보한 점도 주효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공장 가동을 시작했고, LG전자도 같은해 말 테네시주의 공장에서 양산에 돌입했다. 양사 모두 연간 100만대 가량을 현지에서 생산 가능하다. 태양광도 한화큐셀이 지난해 착공한 현지 공장을 올 1분기 중 가동하고 LG전자 역시 앨라배마주에 건설 중인 태양광 모듈 공장에서 연내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지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소싱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다 미국 내 생산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무역 규제의 영향권에서는 점차 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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