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다크웹‘ 마약전문 판매사이트에서 한국형 마약장터를 열고 대량의 마약을 판매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국내 수사기관이 다크웹 마약전문 사이트 운영자를 검거하고 사이트를 폐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크웹은 IP 추적이 불가능하도록 고안된 ‘은닉 인터넷 망’으로, 20~30대 마약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태권)는 다크웹 마약전문 판매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마약류를 판매한 혐의(마약류관리법상 향정) 등으로 13명을 입건 해 이 가운데 신모씨 등 9명을 구속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이 사이트에서 판매광고를 하며 직접 수입한 마약류나 재배한 대마 등을 판매한 전문판매상 7명을 구속기소하고,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4명에 대해서는 기소중지 처분했다. 이와 함께 이 사이트에서 유통된 마약범죄 수익 약 1억원에 대해서도 보전 청구 조치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씨는 여성 프로그래머인 김모씨와 함께 다크웹에 마약류 전문판매 사이트를 개설하고 지난 3월부터 11월까지 18회의 판매광고를 내고 대마, 필로폰, LSD 등에 대한 매매를 50회에 걸쳐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씨 등은 사이트 전체를 한국어로 운영하면서 모든 마약류를 취급해 등록 회원만 636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마약장터에서 총 16개팀의 판매상이 활동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판매상 박모씨 등 11명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LSD 등을 외국으로부터 4회에 걸쳐 밀수한 뒤 신씨 장터에서 판매하고 직접 재배한 대마나 이 대마로 제조한 해시시 총 890만원 상당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검찰의 수사를 피하기 위해 판매상 ID 17개를 사용해왔다. 다크웹은 서버 IP 등을 ‘자동세탁’하기 때문에 운영자와 판매상 ID 이외에는 수사 단서가 없어 추적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최근 다크웹이나 SNS 등을 통한 온라인 마약 유통이 확산되고 있고 판매상들은 인터넷이나 SNS에 친숙한 20~30대가 대부분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심지어 인터넷으로 배운 수법으로 대마를 재배하거나 해시시를 제조하는 등 마약류 취급영역도 확대하고 있어 심각성이 더하고 있다.
또 단기간에 많은 자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마약 투약 전력이 없는 무직자나 대학생 등 젊은 세대들이 ‘마약류 공급자’ 층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3).jpg "서울중앙지검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서울중앙지검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