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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정유업계, 4분기 본업 적자 가능성
2018-12-13 16:27:35 2018-12-13 16:29:40
[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2014년 이후 매년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며 호황을 이어온 정유업계가 4분기 본업인 정유 부문에서 적자가 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12월 복합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유통 가격을 뺀 것)이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배럴당 4.5달러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4.8달러까지 떨어진 정제마진은 이달 들어 더욱 악화됐다.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이 끝나고 계절적인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휘발유 수요가 줄어 들면서 휘발유 마진이 특히 하락했다. 10월 이후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재고평가손실도 불가피 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정유부문 4분기 흑자를 예상했으나, 최근 들어 적자를 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SK이노베이션이 정유 부문에서 약 1257억원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부문에서 2014년 4분기 이후 흑자를 이어왔다. GS칼텍스는 2015년 3분기에, 에쓰오일은 2016년 3분기에 마지막으로 적자를 낸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2년 2분기에 정유 부문에서 적자를 낸 뒤 6년 넘게 흑자행진을 이어왔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 재고평가손실이 나고 있는데 실제 적자가 날지는 결산이 끝나봐야 알 수 있다"면서 "정유 쪽 분위기가 안 좋은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도 "지난달부터 정제마진이 안 좋았고 이달 들어 최악의 수준"이라며 "다른 정유사 상황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지난 6~7일 비엔나 총회에서 내년 1월부터 6개월간 120만 배럴을 감산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는 반등하지 않고 있다.
 
다만 석유화학·윤활유 등 비정유 부문의 호황 덕분에 전체 영업이익 적자가 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올해 3분기 기준 SK이노베이션은 비정유 부문 이익이 66%에 달했고, GS칼텍스 28%, 에쓰오일 46%, 현대오일뱅크 33% 수준이다. 정유업계는 중국 티팟(소규모 민영 정유사)의 가동률이 최근 낮아지는 등의 영향으로 내년 초부터 정제마진이 다시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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