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지난 2015~2016년 누적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낸 삼성SDI가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V자' 반등에 성공하며 성장 본궤도에 올랐다.
2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매출 9조4024원, 영업이익 7207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약 49%, 517% 증가한 수치다. 9263억원 적자를 냈던 2016년과 비교하면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올해 삼성SDI의 연간 영업이익 1년 전 전망치는 2700억~2800억원이었다. 올해 초 40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던 것을 감안해도 성장세가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증권사들은 내년 연간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특히 소형전지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전동공구·전기자전거 등 'Non-IT' 제품의 호황이 지속되면서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대폭 늘었던 것이 주효했다. 중대형전지도 자동차 배터리의 유럽향 전기차(EV) 모델 공급 확대와 국내 상업용 및 미국 전력용 에너지저장장치(ESS) 호조로 전년 대비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는 내년에 본격적으로 수익성을 확보, 흑자전환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이 삼성전자 사장(메모리사업부장)을 맡고 있다가 삼성SDI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지난해 3월만해도 상황이 암담했다.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의 여파로 적자 규모가 전년(2675억원 손실)보다 세 배 이상 커졌다.
전 사장은 돌파구로 그동안 체득한 반도체 사업의 절차와 문화를 삼성SDI에 접목시키기 위해 애썼다는 후문이다. 취임하자마자 '원팀(One-team)' 문화를 강조하며 개발·품질·제조 등 부서 사이에 벽을 허물고 하나의 팀을 이뤄 모든 것을 공유하도록 시스템을 바꿨다. 또 초심으로 돌아가 '품질'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 직속 품질보증실을 신설하고 개발, 제조, 검사, 출하 단계별 품질 검증 기능을 강화했다. 샘플 제품에 대한 엑스레이(X-ray) 검사는 전수 조사도 실시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올해 소형 부문에서 원통형이 호황을 맞으며 매출이 크게 늘었다"며 "그동안 품질 관리를 강화해 온 것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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