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선대회장의 31주기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던 이재현 CJ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만남은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가 전원이 오전에 열린 고 이병철 회장의 31주기 추모식에 불참한 데 이어, 가족행사인 기제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재현 CJ 회장은 19일 오후 6시부터 서울시 중구 CJ인재원에서 이병철 선대회장의 기제사를 주재했다. 이재현 회장은 오후 5시께 서울 중구 필동로에 위치한 CJ인재원에 도착했다. 이재현 회장의 딸 이경후 CJ ENM 상무 내외와 아들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부부는 이보다 더 이른 시간에 CJ인재원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진다. 신세계 그룹에서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이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삼성가는 이날 열린 추모식과 기제사에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주 선영을 미리 찾아 고인을 추모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에서는 지난해 국정농단으로 구속 수감돼 추모식에 참석하지 못했던 이재용 부회장이 올해에는 추모식에 참석할 것이라는 추측이 쏟아졌다. 하지만 삼성가 전원이 추모식과 기제사에 모두 참석하지 않자 최근 불거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으로 부담감을 느낀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가족 행사로 진행되는 이병철 선대회장의 기제사는 2010년까지 생전 고인이 거주하던 서울 장충동 자택에서 열리다가 이듬해부터 장소를 CJ인재원으로 옮겼다. 이재용 부회장은 기제사 장소가 바뀐 뒤부터는 제사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은 과거 수 차례 참석해왔던 터라 이번 삼성가의 전원 불참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19일 오후7시부터 서울시 중구 CJ인재원에서 이재현 CJ그룹 회장 주재로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31주기 기제사가 열렸다. 행사가 끝난 이후인 7시55분께 참석자를 태운 차량들이 CJ인재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병철 선대회장의 기제사는 1시간가량 진행됐다. 이후 제사에 참석한 CJ그룹과 신세계, 한솔그룹 총수 일가 등 범삼성가 일가가 오랜만에 모인 소회를 나누며 음복했다. 지난달 이선호 부장과 백년가약을 맺은 이다희 전 아나운서는 가족 행사에 처음으로 참석해 친척들에게 정식으로 인사를 올리는 시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식 행사가 끝난 이후인 오후 7시45분 부터 범삼성가 가족들을 태운 차량들이 순차적으로 CJ인재원을 빠져나왔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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