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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베트남 온렌딩 사업 추진…'신남방 정책' 후방지원
현지은행 통해 중소기업 자금 공급…수출입은행은 전대금융 한도 확대
2018-11-18 12:00:00 2018-11-18 12:00:00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산업은행이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베트남 온렌딩 사업을 추진한다. 해외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넓히는 동시에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발맞추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18일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베트남에 진출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현지 은행과 온렌딩 사업을 추진중"이라며 "다음달에 구체적인 사업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금 규모는 아직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베트남에 자사 영업망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해외온렌딩을 선택했다. 온렌딩이란 정책금융기관이 민간은행에 중소기업 대출자금을 빌려주면 민간은행이 여신심사를 통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간접대출 제도다. 
 
베트남 온렌딩은 최근 정부의 정책금융과 맞물려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자동차 및 조선업의 위기를 인식하고 부품 제조업체의 자금조달을 강조한 바 있다. 또 해외진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다는 점을 고려해, 정책금융기관으로 자금을 대폭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조승현 산업은행 부행장도 최근 간담회에서 "하반기부터 해외 네트워크를 동원해 베트남에 진출한 중소기업을 지원하겠다"며 "산업은행이 베트남은행에 자금을 지원하고 해당 은행은 여신심사를 통해 한국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정부는 신남방 국가에 진출한 중소기업의 자금지원을 강조했다. 지난 7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는 신남방 지역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금융기관을 독려한 바 있다.
 
당시 김현철 위원장은 "(아세안 지역이) 블루오션이라 해도 자금이 여의치 않은 시장에 진출하다 보면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며 "현재 금융·인적교류 등 여러가지 태스크포스(FT)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베트남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직접 3박4일 동안 머물 정도로 정책금융에 중요한 곳이다. 올해 3월 최 위원장은 베트남에서 열린 '한국-베트남 금융협력 포럼'에 참석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베트남 재무부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정책금융기관 관계자는 "국책은행들은 시중은행과 다르게 신남방정책 관련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특히 산업침체로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이 많아 다양한 지원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도 올 중순부터 신남방정책에 따라 금융정책을 진행했다. 수은은 지난 7월 인도 SBI캐피탈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인도 전대금융의 총 한도를 3억 달러 늘렸다. 이에 따라 수출입은행의 SBI에 대한 총 신용공여한도는 종전 7억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늘었다.
 
시중은행들도 아세안의 금융사를 인수하거나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신한카드는 올해 초 베트남 푸르덴셜 소비자금융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또 우리은행은 동남아 여신심사본부를 설립하며 동남아 사업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편, 신남방정책을 진행중인 문재인 정부는 내년까지 아세안 회원국(라오스·미얀마·말레이시아·베트남·브루나이·싱가포르·인도네시아·캄보디아·태국·필리핀)을 방문해 우호적인 관계를 공고히 다질 방침이다. 미국-중국과의 패권경쟁으로 생긴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G2에 대한 국가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23일 베트남 국회를 방문해 응웬 티 낌 응언 베트남 국회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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