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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구계획 뒤집은 정성립 "인력 구조조정 수정 불가피"
"내년 매출 7조~8조원대 전망…구조조정, 매출과 생산량 등 여건에 맞춰야"
2018-11-15 18:03:53 2018-11-15 18:45:58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연내 회사 직원을 9000명 밑으로까지 줄이기로 한 인력 구조조정에 변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력을 축소하는 쪽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되, 개선된 실적에 맞춰 감축 폭을 줄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 사장은 15일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조조정은 수익을 내는 회사로 탈바꿈하는 과정"이라며 "매출과 생산량 등 여건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16년 자구계획안을 만들 때 2018년도 매출은 7조5000억원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올해 매출은 9조원대로 전망, 자구계획도 수정해야 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대우조선은 2010년부터 닥친 글로벌 불황과 분식회계 등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자산매각과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015년부터 희망퇴직을 시행, 올 9월 직원 수는 9933명이다. 2014년 1만3192명보다 24.7% 줄었다. 자구안대로라면 지금보다 1000여명을 더 줄여야 한다.
 
15일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뉴시스
 
정 사장은 일단 기계획된 수준의 구조조정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조조정을 안 하겠다는 말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다만 과거 회사의 미래가 암울할 때 만든 자구계획을 지금 사정에 맞춰 업데이트하겠다는 것으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협의 중이고 올해 중 산은의 실사가 끝나면 구체적 구조조정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이 '유연한 구조조정'을 택한 것은 회사의 실적 개선에 힘입은 바 크다. 대우조선은 앞서 14일 3분기 매출 2조1973억원, 영업이익 1770억원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영업이익 289억원), 삼성중공업(영업손실 1272억)과 비교하면 월등한 실적이다. 또 2020년까지의 일감을 확보했고 영업활동에 따라 2021년 상반기까지의 수주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비판도 뒤따른다. 산업은행 체제 하에서 역대 사장마다 연임을 위해 대규모 분식회계 등을 일삼으며 오늘날의 위기를 자초했다. 정부가 대우조선 회생을 위해 투입한 공적자금만 2015년 4조2000억원, 지난해 2조9000억원(출자전환 포함) 등 7조원이 넘는다. 정 사장도 이를 의식한 듯 "저희가 국민과 정부의 지원으로 위기를 넘겨 외견상 정상화 문턱을 넘었다"면서도 "3~4년이 지나서도 지금 인력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겠느냐는 고민이 깊다. 인적자원 손상을 최소화, 직원들의 이탈을 막고 사기를 진작하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끝으로 "내년 대우조선은 매출 7조~8조원대의 '작고 단단한 회사'가 되는 종착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2015년 회사 매출이 15조원대였으나 시설과 인원 등을 고려한 효율성 측면에서 7조~8조원의 매출이 가장 적당하다. 정 사장은 "지난해 매출은 11조원, 올해는 9조원을 거뒀고, 내년 매출은 '7조원+알파'를 예상한다"며 "적정 영업이익률은 6%가 이상적"이라고 부연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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