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 맞은 IPO시장)①2018년 IPO, 뚜껑 열어보니 '허탈'
작년 4분의1 수준…대어급 줄줄이 철회·증시 악화 여파
입력 : 2018-11-16 06:01:00 수정 : 2018-11-16 06:01: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규모가 기대와는 달리 심각한 수준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분위기를 이어 최대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어급 기업들의 연이은 상장 철회와 얼어붙은 증시에 정 반대의 결과를 낳았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IPO를 통해 신규 상장한 기업 수는 총 61개사, 공모규모는 약 2조438억원이다. 지난해 7조974억원에 달했던 공모시장은 올해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을 포함해 연말까지 10여건의 공모가 남아 있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3조원을 넘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초만 해도 공모시장 전망은 매우 밝았다. SK루브리컨츠, 카카오게임즈, 현대오일뱅크 등 대기업들의 상장이 예정돼 있었고,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대책으로 시장에 들어오려는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2010년 삼성생명(032830) 상장 당시 10조원을 찍은 이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현실은 순탄치 않았다. 상반기 최대어로 꼽혔던 SK루브리컨츠가 지난 4월 수요예측 결과 부진에 상장을 철회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하반기 IPO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었지만 결과는 부진했다. 하반기 대어 티웨이항공은 희망 공모가 1만4600~1만700원을 밑도는 1만2000원에 공모를 결정했다. 개인투자자 청약 경쟁률도 낮아 공모금액은 1920억원에 그쳤다. 올해 상장기업 중 공모 규모가 가장 큰 애경산업(1978억원)도 당초 예상과 달리 희망했던 가격의 하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해야 했다.
 
기업들의 회계 감리 이슈도 발목을 잡았다. 연구개발비 혹은 자회사 지분 변동이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회계 감리가 진행되면서 공모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게임즈는 결국 지난 9월 코스닥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로부터 회계 감리를 받고 있는 카카오게임즈는 보유 중인 게임개발사들의 지분가치 평가로 인해 감리가 길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마지막 대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8월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뒤에도 금융감독원의 회계 감리가 세 달째 이어지고 있다. 자회사 현대쉘베이스오일의 이익을 과다계상한 것이 문제가 됐다. 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의 연내 상장 계획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가 얼어붙으면서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도 늘었다. CJ CGV베트남홀딩스와 KMH신라레저, 프라코 등 하반기에만 6개 기업이 공모를 자진 철회했다. 연말까지 남아있는 공모 또한 예측이 어려워졌다. 
 
한 증권사 IPO관계자는 "하반기 들어서는 증시 분위기도 좋지 않아 수요예측 후 상장을 포기하는 기업들이 늘었다"며 "기대했던 대어급들이 빠진 데다 투자심리도 악화돼 남은 기간에도 큰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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