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IBK투자증권이 올해 기업공개(IPO) 목표 6건을 달성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공모시장 분위기가 싸늘하게 얼어붙은 가운데 알리코제약 이후 처음으로 코스닥 직상장을 주관하는 IBK투자증권이 에코캡을 성공적으로 상장시킬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올 들어 코스닥 상장 1개, 2개의 스팩(SPAC) 상장을 주관했다. 직상장은 지난해
동양피스톤(092780)(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올해 초
알리코제약(260660)(코스닥) 한 건이다.
IBK투자증권은 중소기업특화 증권사로서 강자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8월에 상장한 더콘텐츠온 한 곳 뿐이지만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해마다 6건의 지정자문인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코넥스 지정자문인 실적 1등을 기록했다.
중기특화증권사 1기 실적 평가 결과에서도 코넥스 지정자문인을 비롯, 비상장·코넥스·중소벤처기업 채권발행, 온라인 소액투자 중계조달 등에서 높은 실적을 기록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IPO 실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지난 2월 알리코제약 상장 이후
케이엠제약, 인산가 등 스팩 합병상장을 두 건 성사시켰다. '아이비케이에스제6호기업인수목적 주식회사'와 스팩 합병상장을 추진했던 씨엔아이는 합병 계획이 무산됐다.
IBK투자증권이 올해 6건의 상장실적을 목표로 내건 가운데, 현재까지 상장 실적은 스팩 합병상장을 포함해 3건에 불과하다. 코스닥 직상장을 주관한 '에코캡'의 상장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9월 케이엠제약의 코스닥 스팩 합병상장 당일 (왼쪽부터) 김영균 한국IR협의회 사무국장과 정운수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강일모 케이엠제약 대표이사,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송윤진 코스닥협회 부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지난해 12월 김영규 사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투자은행(IB)부문 강화에 나선 IBK투자증권으로서는 아쉬운 결과다. 특히 올해는 IPO를 적극 추진해 기업상장 6건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는데 현재까지 절반밖에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IBK투자증권이 상장을 주관하는 에코캡의 상장여부가 중요해진 이유이기도 하다. 자동차 전장부품 전문기업 에코캡은 이날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전선 모듈화 제품인 와이어링하네스(W/H)와 전기차 전용 고전압 케이블 제품이 주력으로, 총 400만주를 공모해 12월 초 상장할 예정이다.
최근 공모시장 분위기가 싸늘해져 에코캡의 수요예측 흥행 여부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공모기업이 몰리다 보니 규모에 관계없이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이 잇달아 나왔다. 게다가 전방산업이 위축되면서 자동차시장 투자심리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자동차용 플라스틱 금형 전문 생산업체 프라코도 지난달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결과가 나빠 상장을 철회했다.
에코캡은 최대주주 리스크라는 약점도 안고 있다. 최대주주인 김창규 전 대표가 대표 재임 당시 해외 관계회사와의 수입거래에서 관세법을 위반한 혐의로 검찰조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7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에코캡과 해외 관계회사 두 곳의 거래가 문제가 됐다. 김 전 대표는 이미 부산지방관세청으로부터 조사를 받았으며 해당 사안은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이다.
회사측은 "검찰에서 해당 사안을 검토해 최종 혐의를 결정하게 되며 검찰조사 결과를 예단하긴 어렵지만 일정수준 벌과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있고, 김 전 대표는 형사처벌이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경우 에코캡에는 벌과금으로 인한 추가 비용이 계상될 수 있다. 창업자이자 지난 10여년 동안 회사를 운영한 김 전 대표의 사임에 따라 경영공백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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