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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고위급회담 '초읽기'…고조되는 양측 신경전
8일 전후 뉴욕·워싱턴 유력…폼페이오 "2인자와 대화 가질 것"
2018-11-04 16:01:46 2018-11-04 16:01:48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북미 고위급회담이 오는 8일(현지시간) 전후해 미국에서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양측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미국에 ‘선제재완화’를,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요구하며 팽팽한 기싸움에 나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일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 주 나의 카운터파트인 ‘2인자’와 일련의 대화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 중간선거(6일) 이후인 8일 전후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 D.C나 유엔(UN) 주재 북한대표부가 있는 뉴욕에서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일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김 부위원장을 ‘북한의 2인자’로 지칭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특사’로 백악관에 방문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있다.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북미는 북한의 ‘영변·풍계리 핵시설, 동창리 발사대 신고·검증 카드’와 미국의 ‘제재완화’ 카드를 놓고 이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내년 초 개최 예정인 2차 북미회담 일정도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비핵화 논의에 큰 진전을 보지 못할 경우 회담 일정도 기약없이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북미는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1일 현지 라디오 방송에 잇달아 출연해 “대북 경제제재는 그들(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제거했다는 점을 우리가 검증을 통해 확인할 능력을 얻을 때까지는 해제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북한도 2일 권정근 외무성 미국연구소 소장 명의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내고 “만약 미국이 어떤 태도변화도 보이지 않은 채 오만하게 행동하면 지난 4월 채택한 경제건설총집중노선에 다른 한 가지가 더 추가돼 ‘병진’이라는 말이 다시 태어날 수도 있다”면서 ‘미국의 상응한 화답’을 요구했다. 사실상 ‘핵 병진노선 부활’ 경고지만 연구소 소장 명의로 논평을 내 수위는 조절했다.
 
한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미고위급회담 결과에 따라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 관계자는 4일 기자들과 만나 “모든 것들은 북미회담에서 어떻게 논의가 되는지 달려있다고 본다”면서 “평양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초청했고, 연내 답방으로 합의가 돼 있다. 그 부분을 충실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0월7일 오전 북한 평양에 도착해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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