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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 넘어…화장품·패션도 '비건'
비건 화장품 시장 연평균 6.3% 성장…국내 인증·제품출시 활발
2018-10-22 14:32:49 2018-10-22 14:32:58
[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완전채식주의자를 뜻하는 '비건(VEGAN)' 열풍이 식단을 넘어 화장품·패션 카테고리까지 번지고 있다.
 
제품 소비에 있어서 비건은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거나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을 뜻한다. 건강을 추구하는 트렌드로 시작된 채식주의는 최근 케미컬프리 화장품 소비, 크루얼티프리(Creulty-free, 동물성원료·실험이 배제된 제품) 패션 소비 등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됐다.
 
전세계적으로는 이미 비건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은 연평균 6.3%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오는 2025년에는 208억 달러(한화 약 23조2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프리미엄 뷰티·퍼스널 제품군에서 크루얼티프리로 분류된 마크제이콥스, 에이솝, 투페이스트, 베카 등 7개 사의 점유율은 지난 2013년 1.3%에서 지난해 2.3%로 증가했다. 대표적인 비건 브랜드 '닥터브로너스'의 프리미엄 배스·샤워 카테고리 내 점유율도 5년만에 두배 가까이 성장했다.
 
전세계적으로 비건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국내에서도 비건 산업 확대 조짐이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6년 동물보호단체케어 회원들이 시위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유럽연합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동물실험을 행한 제품에 대한 역내 판매를 금지시켰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주 최초로 오는 2020년부터 동물실험을 거친 화장품을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등 강력한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도 모피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구찌, 아르마니, 마이클 코어스 등의 해외 패션 브랜드들은 모피 제품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비건 제품에 대한 글로벌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국내 뷰티·패션 업계에서도 비건 인증을 취득하거나 관련 제품을 출시하는 기업이 늘어났다. 
 
코스맥스는 지난 10일 프랑스 인증 기관인 EVE(Expertise Vegane Europe)로부터 아시아 최초로 화장품 생산 설비에 대한 비건 인증을 획득했다. EVE의 비건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비동물성 유래 원료를 사용하고 비동물성포장재 및 패키지 제작 등을 준수해야 한다.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은 "이미 글로벌 화장품 시장은 비건, 할랄 등 친환경에 대한 수요가 다양해졌다"며 "각 시장별로 특화된 인증을 통해 글로벌 고객사들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미국의 대표적인 비건 색조 화장품 '아워글래스(HOURGLASS)'의 국내 판권을 획득하고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첫 매장을 오픈했다. 지난 6월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입점시키기도 했다. 
 
천연 모피 대신 인공 소재로 알려진 '에코퍼', '페이크퍼' 등을 사용한 제품도 늘어났다. LF의 여성복 브랜드 '앳코너'는 에코퍼를 활용한 무스탕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아웃도어업계에서는 겨울 제품 충전재로 RDS 인증을 받은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RDS 인증이란 윤리적인 방법으로 동물의 털을 채취하는 제품에 한해 발행되는 인증이다.
 
김한준 한국채식비건협회 기획국장은 "이미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비건제품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어 국내도 이를 따라 비건 산업이 확대될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올해 협회가 구성된만큼 정부부처와의 협의 등을 통해 지원사업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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