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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웅 삼성SDI 부사장 "전기차 배터리 kWh당 120달러로 낮출 것"
'인터배터리 2018' 기조연설…2020년 이후 비전 제시
2018-10-11 16:26:53 2018-10-11 16:40:13
[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정세웅 삼성SDI 부사장이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와 경쟁하기 위해 향후 전기차 배터리 가격을 ㎾h(킬로와트시) 당 120달러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정 부사장(사진)은 11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18'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서는 내연기관차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국가별로 전기요금이 달라 국내는 111달러, 독일은 157달러, 미국은 80달러 등 ㎾h당 120달러 이하가 돼야 경제성을 맞출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오랜 화두는 가격 경쟁력 확보와 주행거리다. 배터리 공급가격은 해마다 낮아지면서 현재 1㎾h당 150~20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보통 배터리 공급 가격은 대외비지만, 지난 2015년 제너럴모터스(GM)의 기업설명회(IR)에서 LG화학으로 공급받은 볼트의 배터리 가격이 예상보다 낮은 수준인 ㎾h당 145달러로 공개되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2020년까지 배터리 셀 가격이 ㎾h당 100달러 수준까지도 하락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업계가 희귀금속인 코발트 비중을 낮추는 데 적극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코발트 가격은 2016년 1분기 kg(킬로그램)당 23달러에서 올 2분기 87.7달러로 280% 급상승했다. 배터리 가격은 전기차 원가의 40%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코발트 비중을 낮추고 니켈 함량을 높이는 게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요하다. 가위를 잘라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인 것도 배터리의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것과 동시에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정 부사장은 맥킨지 보고서를 언급하면서 "차량 구입을 원하는 사람 중 30~40%가 전기차를 고려하지만,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4% 수준"이라며 "그동안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해왔으나 코발트, 니켈, 리튬 등 재료 가격의 상승과 각국 정부의 보조금 축소가 전기차의 성장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삼성SDI는 현재 300㎞ 수준의 주행거리를 2025년까지 500㎞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 부사장은 "소비자의 20%가 1회 충전시 400㎞ 이상의 주행거리를 원하고 있다"면서 "이를 반영해 2025년까지 500㎞를 주행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인 긴 충전시간을 줄이는 것에도 업계는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전기차를 80% 충전하기 위해 급속으로 30분, 완속으로는 10시간가량이 소요된다. 삼성SDI는 이를 15분으로 줄여 내연기관차와 유사한 운행편리성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와 삼성SDI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올해 79GWh에서 2025년 759GWh로 10배 가까이 성장해 성장할 전망이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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