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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과거 위상 회복 안간힘
민간 경제외교 주도 등 노력에도 여론은 '싸늘'
2018-10-10 16:41:23 2018-10-10 16:41:23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며 영향력이 크게 위축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 중이다. 대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던 고유의 역할에서 더 나아가 양극화 해소, 남북경협, 일자리 창출 등 사회 현안에서도 목소리를 내려고 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 정부와의 관계개선은 물론 여론의 시선도 여전히 차갑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 센터에서 '위축되는 체감경기, 실상은?'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올들어 11번째 열린 세미나 행사다.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 후유증으로 조직을 정비하느라 5건에 불과했던 활동이 다시금 정상 궤도에 오르는 모습이다. 분야도 다양하다. 미·중 통상마찰,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등 사회 현안들을 다양하게 담았다. 전경련 관계자는 "국가와 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씽크탱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대기업 이익 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점을 갖고 있던 민간 경제외교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30년 넘게 교류했던 경험을 살려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실제로 전경련은 올해 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이슈가 부상했을 당시 사절단을 꾸려 워싱턴 D.C에서 미국 정부 인사들을 면담하는 등 미국 상공회의소와의 관계를 돈독히 했다. 일본 재계 대표 단체인 게이단롄과도 협력을 강화 중으로, 게이단롄 직원의 전경련 파견이 10여년 만에 부활하기도 했다. 한중 CEO 라운드테이블도 사드 갈등 이후 2년만에 재개했다. 
 
해외 경제단체와의 네트워크를 살려 청년 일자리 창출도 지원하고 있다. 오는 17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글로벌기업 청년 취업설명회'를 개최한다. 앞서 지난 8월에는 일본 현지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K-무브 스쿨'을 출범했다.
 
한반도 평화 무드 조성으로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준비도 차근히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실행과 관련한 상설조직체 '남북경제교류특위'를 구성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초대 위원장을 맡았다. 특위 구성 직후 전경련은 기업과 전문가로부터 구체적 실행방안을 수렴했으며 지난달 창립위원회에서 이를 정부에 공식 제안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전경련의 지위 회복은 요원하다.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주요 행사에서 '전경련 패싱'이 반복되고 있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물론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 정상회담에도 동행하지 못했다. 지난 5일 이재갑 신임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를 잇따라 방문하며 경제계와 상견례를 가질때도 전경련은 배제됐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이 떠나간 여파도 여전하다. 롯데, GS, 한진, 두산, 금호아시아나 등이 회원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재원이 급감해 경영난은 여전하다. 실제로 전경련의 2017년 사업보고서와 결산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경련의 사업수익은 674억원으로 전년도의 936억원 대비 30% 감소했다. 임대료수익, 관리비수익 등은 큰 차이가 없었으나 회비수익이 408억원에서 113억원으로 급감한 영향이 컸다. 같은 기간 전경련의 사무국 임직원 수는 128명에서 77명으로 40% 가량 줄었다. 전경련은 지난해 상반기 실시한 두 차례의 희망퇴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전경련이 적폐 청산의 대상으로 지목됐던 만큼 정부가 먼저 손을 내밀지 않는다면 예전과 같은 지위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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