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디지털 전환에 LS그룹 미래가 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지난 17일 경기 안양에 위치한 LS타워에서 열린 ‘LS 연구개발성과공유회 T페어(연구개발 성과공유회)’에서 기자와 만나 전시회를 둘러본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T페어는 LS 창립 이후 그룹 차원에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연구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04년부터 시작한 기술 공유 행사로, 올해 14회째를 맞았다. 그는 “(LS그룹은)스마트 팩토리, 4차 산업, 인공지능(AI) 등과 연계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지난해와 올해 (T페어)전시회를 비교해 보면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완전히 바뀐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이날 계열사들의 최근 성과와 비전을 공유한 전시장을 한 시간 넘게 꼼꼼히 살폈다. 전시회는 LS 계열사들이 주로 기업간거래(B2B) 기업인 점을 잊을 정도로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미래 기술들로 채워져 있었다. LS전선은 생산 제품에 사물인터넷(IoT)을 적용, 실시간 위치·재고·도난 여부 등의 정보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LS산전은 소비자들이 실시간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사용 현황 및 제품 상태 등을 모니터링 하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LS엠트론은 자율 주행 트랙터와 농업용 드론 등 스마트 농업 솔루션을 전시했다. 이들 가운데서 구 회장은 LS전선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스마트 위치추적 IoT 시스템’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는 공장에 입고되는 제품에 통신센서를 부착해 스마트폰으로 위치와 재고 수량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장치다. 그는 “사내 벤처를 통해 아이디어를 많이 얻고 있다”고 말했다.
구자열 LS 회장이 17일 LS타워에서 열린 T페어 2018에 참가해 LS전선의 위치추적(IoT) 시스템 기술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LS
이는 구 회장이 지난 2015년부터 연구개발 스피드업(R&D Speed-up)과 디지털 전환을 그룹의 연구개발 및 미래 준비 전략으로 강조한 데 따른 노력의 결과물이다. LS산전, LS니꼬동제련 등 주요 계열사들은 2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생산 효율을 최적화하는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해왔다. LS전선은 업계 최초로 IoT을 활용한 재고 관리 시스템 사업을 추진했고, 지난해 9월부터 강원도 동해 사업장에서 6개월간 실증테스트를 거쳐 사업 진출을 결정했다.
구 회장은 이날 격려사에서도 디지털 전환을 강조했다. 그는 ‘2025년까지 포천 선정 500대 기업 중 40%가 디지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질 것’이라는 미국 워싱턴대 경영대학원의 발표를 인용하며 “우리 LS가 생존의 40% 안에 속할지 아닐지는 회사의 미래 경쟁력을 발굴하고 새롭게 창출하는 연구개발(R&D)에 달려 있다”면서 “최고기술책임자(CTO)들 뿐만이 아니라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스마트한 사고로 전환하고 그러한 변화를 직원들과 조직에 빠르게 전파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전략 수립의 비중보다는 운영의 민첩성과 서비스 차별화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LS도 단순한 제품 판매가 아니라 서비스를 접목해 운영단계에서 IT와 빅데이터 분석 등 가장 효율성이 높은 운영방식을 찾아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양=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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