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대형항공사 시대 저물어…LCC 점유율 턱밑까지 추격
LCC 국제선 수송분담률 5년간 150% 늘어…국내선은 2015년부터 대형항공사 추월
2018-08-22 14:46:35 2018-08-22 14:46:35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저비용항공사(LCC)가 여객수송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대형항공사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최근 3~4년 사이 항공수요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LCC가 국제여객 수송량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의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 이미 국내선 수송분담률에서는 LCC가 대형항공사를 제쳤다. 업계에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에는 LCC가 국제선에서도 대형항공사의 수송분담률을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22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제선 수송분담률은 국적 대형항공사가 39.8%로 1위며, 외국항공사(31.2%), 국적 LCC(29.0%) 순으로 나타났다. 수송분담률에서는 LCC의 순위가 가장 낮지만 점유율 증가세는 가장 가파르다. 2014년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수송분담률 통계를 비교하면 LCC는 11.6%에서 올 상반기 29.0%로 급증, 5년간 150%나 늘었다. 같은 기간 국적 대형항공사의 수송분담률은 52.3%에서 39.8%로 12.5%포인트 하락했다.
 
국내선에서는 LCC가 2015년부터 대형항공사의 점유율을 제쳤다. 올해 상반기 LCC의 수송분담률은 58.4%로 대형항공사(41.6%)보다 높다. 이용객 수도 LCC가 925만7249명, 대형항공사가 658만4777명으로 270여만명 앞선다. LCC는 앞서 2015년 상반기에 국내선 수송분담률 53.6%를 기록, 국내선에 한해 LCC 이용객 1000만명 시대를 연 바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LCC가 국제선에서 선전하는 것은 일본과 베트남 등 동아시아 노선에서 무서운 속도로 항공수요를 흡수하고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과 동남아시아 노선의 50%는 LCC가 차지하고 있다. 일본 오사카와 베트남 다낭 등은 LCC 점유율이 70%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LCC가 평균 6시간의 운항거리를 기준으로 단거리 노선에 집중, '가까운 거리는 싸게 빨리 가는 전략'을 추구한 게 워라밸 시대의 여행객들을 사로잡았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6월은 현충일 징검다리 연휴와 이른 여름휴가 등으로 해외 여행객이 전년보다 약 10% 늘었다"며 "짧은 이동 거리를 고려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본과 베트남, 동남아시아 등으로 출국하면서 LCC 수송실적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때마침 LCC는 국제선 공급석을 전년 대비 28.8% 확대, 늘어난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비 중이다.
 
특히 LCC는 중국과 러시아로까지 노선을 늘리며 잠재고객 잡기에 나섰다.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올해 중국지역 노선 4개를 새로 추가했고, 일본 노선의 운항횟수도 늘렸다. 티웨이항공은 일본 나고야 운항을 시작했고, 에어부산은 7월부터 부산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노선을 새로 취항했다. 2위인 진에어는 최근 면허 취소 사태로 당분간 신규 영업이 중단됐지만 1월에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로 노선을 늘린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여행이 보편화됐고, 특가 등 값싼 항공료까지 나오면서 이제는 '대한항공 한 번 타고갈 곳을 LCC를 이용해 두세 번 갔다 오자'는 인식이 퍼지며 여행 패턴이 바뀌고 있다"며 "LCC가 국제선 점유율에서도 앞서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