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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쌓이는데 하반기 분양 폭탄…근심 늘어나는 건설사
10대 건설사 분양 대거 몰려…분양 일정 내년으로 밀릴수도
2018-07-22 16:01:08 2018-07-23 09:17:30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하반기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의 주택 규제 등으로 미분양 물량이 여전한 상황에서 상반기 미뤄뒀던 분양을 하반기에 진행해야 되기 때문이다. 미분양에 분양 폭탄까지 겹치면서 주택 경기 하락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건설사들은 하반기에도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고 내년으로 사업을 미룰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10대 건설사 올 하반기 공급물량은 총 12만5000여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7만2000여 가구) 분양 물량보다 73% 많은 수치다. 올해 분양 예정된 물량을 대부분 하반기로 미뤄놨기 때문이다. 특히 대림산업 등 올해 분양 물량이 많은 건설사들은 상반기에 30% 정도만 분양하는데 그쳤다. 먼저 지방선거와 월드컵 등으로 일정을 뒤로 미룬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로 협의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한 것도 이유다.
 
문제는 전국 미분양 주택이 여전히 많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5만9836호로 4월보다 253호 늘었다. 준공후 미분양도 4월보다 39호 늘었다. 특히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방은 미분양 물량이 5만3호로 4월보다 781호 늘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8379호가 늘어 미분양 증가율이 20%를 넘는다. 같은 기간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가 35%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지방을 중심으로 갈수록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반기 분양이 진행될 경우 지방을 중심으로, 브랜드 파워가 약한 단지를 중심으로 미분양이 폭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즉 지방에서 분양하는 중소 건설사는 미분양을 피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중도금 무이자는 물론 계약금 인하, 발코니 확장 무상옵션 등 수요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건설사들의 출혈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 취·등록세 등 세금을 지원하겠다는 건설사도 등장했다. 모든 것이 추가 마케팅 비용으로 시장 분위기가 좋을 때는 필요하지 않은 비용들이다.
 
이 때문에 올 하반기에도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고 내년으로 분양을 미루는 건설사들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에서 분양하는 대형 건설사와 분양 일정이 겹친다면 관심 밖으로 밀려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사실 올해 예정된 물량은 많은데 상반기 분위기를 보면서 분양 일정을 뒤로 미룬 상태”라며 “그러나 아직 하반기 분양 일정도 상황을 지켜보면서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중견 건설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도심 아파트와 주택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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