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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중국·글로벌서 미래소비 이끌 1등주 찾는다"
체험·문화형 소비 · 빅데이터 혁신 · 구매력 있는 중장년에 주목
에셋플러스 10년 “펀드투자로 ‘함께 부자돼요’”
2018-07-02 08:00:00 2018-07-02 08:00:00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리치투게더’ 펀드가 10주년을 맞았다. 오는 7일은 에셋플러스의 리치투게더펀드 삼형제인 코리아펀드, 차이나펀드, 글로벌펀드가 설정된 지 꼭 10년이 되는 날이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이를 기념해 4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2018 에셋플러스 리치투게더 펀드 10주년 운용보고회’를 개최한다.
 
성공한 개인투자자에서 운용사의 대표로 변신, 다른 이의 돈을 맡아 운용한 10년 동안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거둔 성과와 소회, 앞으로 10년의 비전에 대해 물었다.
 
 
10주년 생일을 축하드린다. 그동안 눈에 띄는 성과를 내며 잘 나갈 때도 있었고 크게 밀려난 적도 있다. 그로 인해 투자자들로부터 큰 사랑과 비난을 받았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1987년 증권사에 입사한 덕분에 주식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주식투자야말로 내가 걸어갈 길이라는 확신으로 살았고 회사를 세워 펀드도 만들었다. 펀드투자는 단돈 10만원으로 전 세계 위대한 기업들과 함께할 수 있는 지혜로운 자산운용 수단인데 지금 한국에서는 혐오산업이 돼 버린 것 같다.
 
어떤 운용사여야 할까 많이 생각했다. 원칙과 일관성이 있는 운용사여야 한다. 원칙을 지켜가기는 쉽지 않겠지만.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물려줄 수 있는 100년 가는 펀드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럴 것이다. 펀드투자는 위대한 기업과 함께 부자 되는 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무제표를 뛰어넘어 좋은 비즈니스모델(BM)을 갖고 있어야 한다. 시장에서 검증된 1등기업, 미래환경에 적응하고 존속 가능한 기업이어야 한다. 이런 대원칙을 지켰다.
 
어떤 콘셉트와 전략을 가지고 운용할지 고객과 소통하는 펀드를 만들겠다고 했다. 10주년 행사도 그 일환이다. 주식·펀드 투자를 통해 ‘함께 부자 돼요’라는 것인데 중간에 고객이 이탈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고 아쉽다.
 
코리아펀드의 투자 비중 상위권에 성장주와 저성장 가치주가 섞였다. 운용 전략에 변화가 있나? 코리아펀드에 비해 차이나펀드와 글로벌 펀드의 성과가 좋은 편인데.
 
3개 대표 펀드 모두 장기수익률이 우수하다. 차이나펀드와 글로벌펀드는 오랫동안 선두권을 지키고 있다. 한 운용사 펀드가 전부 이런 것도 드문 것으로 안다.
 
금융팽창기에는 패시브펀드(인덱스펀드)가 성장한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돈을 엄청나게 뿌렸다. 이게 다 패시브펀드로, 부동산으로 갔다. 돈이 들어오면 펀드매니저는 시장(지수)을 산다. 돈이 들어올수록 양적게임, 지수게임, 평균값을 쫓는 게임이 펼쳐진다. 하지만 패시브펀드는 효율적인 투자를 안 한다. 지수에 투자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면 사고 하락하면 파는 투자를 한다. 대형주로만 집중하고. 이와 달리 액티브펀드는 언더퍼폼(시장수익률 하회)이 존재한다.
 
벤치마크를 밑도는 것이 나쁘냐하면 절대 아니다. 오버가 있으면 언더도 있다. 언더일 때도 오버를 준비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관투자가들은 패시브와 액티브 두 유형을 동일시해 평가한다.
 
 
그렇다면 풀렸던 돈을 회수하는 지금은 액티브펀드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인가.
 
시작됐다. 금융팽창기는 끝났다. 돈의 팽창은 정치적으로 결정된다. 돈을 거둬들일 때 됐다. 저물가는 사라질 것이다. 각국 중앙은행은 정치영역의 눈치를 보지 않고 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기대인플레이션을 높게 본다. 세계 경제는 중국산 제품으로 인해 낮은 물가가 유지됐다. 또 아마존, 쿠팡 같은 신유통문화가 물가를 낮추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런데 이게 깨졌다. 중국은 수출에서 내수로 돌아서고 있다. 인건비 오르고 부동산 임대료 오르고. 생산요소의 가격은 더 이상 싸지 않을 것이다. 임계점에 도달했다. 전자상거래도 마찬가지다. 쿠팡의 적자폭을 보라.
 
미국 연준이 올해 금리를 네 번 올린다고 한다. 내년에도 세 번은 올릴 것이다. 통화는 정치의 영역이지만 물가는 중앙은행의 영역이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마찰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위안화가 절상될 가능성 높다. 중국은 이번에 내수성장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과잉수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크게 후퇴할 가능성 있다. 이러면 패시브펀드에서 액티브펀드로 옮겨가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양적게임보다 질적게임, ‘스톡피킹(stock picking)’이 중요해진다.
 
투자자들은 에셋플러스의 투자철학을 ‘1등기업에 투자한다’는 말로 이해하고 있다. 국내펀드와 해외펀드 모두 같은 운용을 할 텐데 성과가 다르다. 일례로 현대차는 국내 1위기업이지만 글로벌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등기업’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
 
한국에서는 1등이 무너지고 있다. 지금 우리는 현대차 주식 없다. 대신 현대모비스가 있다. 글로벌시장과 중국은 옥토(沃土)다. 1등기업이 많다. 한국은 황무지다. 1등기업이 줄어들고 있다. 한국 증시를 안 좋게 보기 때문에 1등이면서 방어적인 KT, 삼천리를 갖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다시 소비’로 갈 것이다. 한국에는 자율주행, 로봇, AI 등 미래 소비를 이끌어갈 기업이 별로 없다.
 
하반기 또는 조금 더 길게 2020년까지의 전망과 에셋플러스의 전략은.
 
베타(β, 변동성)가 낮은 쪽으로 이동할 것인지 보고 있다. 5년 정도 내다보고 주목하는 섹터가 있다. 첫째, 다시 중국의 민간구매력을 봐야 한다. 소비관련주다. 단, 소비의 내용이 달라질 것이다. 위안화가 절상되는 동시에 가처분소득이 증가하면 소유의 소비에서 체험, 경험, 문화, 서비스 소비가 확대될 것이다. 코리아펀드에서도 음식료 투자 들어간다. 둘째, 모바일네트워크의 진화다. 모바일의 역사는 아이폰 시리즈 등 하드웨어의 혁신 위에 소프트웨어 혁신이 진행됐고 이제 빅데이터의 혁신으로 들어간다. 인공지능, 자율주행, 로봇 등 데이터기반의 혁신이다. 셋째, 인구구조다. 돈 많고 나이 많은 1인가구에 주목하고 있다. 구매력 있는 중장년층들. 크루즈, 차량공유 등인데 한국에는 투자할 데가 제한적이다.
 
말씀 들어보면 한국 펀드에서 돈 빼서 글로벌 투자해야겠다.
 
한국에서는 투자할 기업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내년에 10년만에 새 펀드 출시할 예정이다. ‘슈퍼아시아펀드’다. 한중일 빼고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중동도 포함해서. 이런 나라에는 자원 지향적인 기업이나 플랫폼을 장악한 기업들이 많다.
 
로보어드바이저펀드 낸지 1년 됐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수익률은 시장보다 뒤떨어진다. 그런데 점점 나아지고 있다. 진화하는 펀드이기 때문이다. 1년 정도 됐는데 데이터가 쌓이면서 더 나아질 것이다. 이 펀드는 다섯 개 질문에 기초해서 만들어졌다. 첫째, 가격은 무엇이 만드는가? 랜덤일까 본질적인 힘이 있을까? 기업가치에 따라 정해진다는 확신에 근거한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찾아 나설 때에도 지동설과 지구가 둥글다는 확신이 없었으면 떠나지 못했을 것이다. 둘째, 증시에는 좋고 나쁘고 싸고 비싼 기업이 혼재돼 있다. 셋째, 좋고 나쁘고 싸고 비싼 것들을 분리할 수 있는가? 가능하다고 봤다. 넷째, 그것을 데이터로 분리할 수 있다. 다섯째, 평균의 논리다. 집단의 평균값보다 높고 낮음이 있다는 것.
 
이것들을 기반으로 펀드운용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단, 전망하지는 않는다. 주관적인 의견도 배격한다. 분기마다 발표되는 실적처럼 있는 사실만 갖고 판단하도록 돼 있다.
 
운용사 세우지 않고 개인투자자로 남았더라면 더 잘하지 않았을까, 후회하지 않는지.
 
훨씬 더 잘했을 것이다. 이쪽은 규제도 많고. 아들이 회사에서 근무하는데 “이 일은 사명감 없으면 못한다”고 여러 번 말해주었다. 독립계 운용사들은 처절하게 투쟁하듯이 운용해야 한다. 나도 고객에게 약속한 일이기 때문에… 내가 사라져도 투자철학을 지켜갈 수 있게 바이블을 만들었다. (두툼한 책자를 내보이며) 이렇게 고유서체까지 만들었다. 이제 바닥은 친 것 같다.
 
에셋플러스의 고객들과 미래 예비고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에셋플러스의 철학과 원칙을 지키는 투자는 고객이 기다려 준다는 전제조건이 결합돼야 가능하다. 계속해서 투자자 고객들과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함께하면 진짜로 행복한 부자가 될 수 있다. 일상의 대화에서 웃으며 커피 마시고 영화 얘기하는 것처럼, 펀드도 일상의 대화 속에 녹아야 한다. 그 꿈이 우리의 일관된 원칙이다. 꿈만이 아니고 실제로 가능하다.
 
미래 고객들에게 말씀드리면, 판매회사 직원들 말만 듣지 말고 운용사를 공부해 보시라. 본인과 성향이 맞는 운용사 다섯 곳만 추려서 자금을 나눠서 투자하라. 그중에 하나쯤 에셋플러스의 펀드도 넣었으면 좋겠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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