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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 파동 그후]②대안찾기 소비자 몫?…면생리대·생리컵 궁여지책
대체품도 정보 부족·고가 문제…"정부·기업이 대안 만들어야"
2018-06-26 06:00:00 2018-06-26 08:30:33
[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대학생 장씨는 최근 면생리대를 직구사이트에서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식약처와 기업들이 생리대가 유해하지 않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지만 여전히 찜찜한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장씨는 "장기적으로 해당 물질이 여성의 몸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없고 문제가 됐던 생리대를 바꾸고 생리통, 생리양, 냄새 등의 문제가 해결됐다는 사람들도 꽤 많다"며 "최근 생리컵 등 대체품들이 나왔지만 아직 신뢰가 가지 않아 일단은 각종 정보를 따져 가장 안전하다고 알려진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논란이 된 생리대 대체품을 찾고 있다.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어 자구책을 찾는 것이다. 소비자들 다수는 입소문을 타고 해외 생리대를 직접 수입하거나 생리컵 등을 사들였다. 그러나 생리컵·면생리대의 경우 사용법조차 생소한 경우가 많다. 가장 접근하기 쉬운 대체품인 순면커버 일회용 생리대도 일반 생리대보다 어떤 게 더 좋은지, 안전성은 검증됐는지 의문이 따른다.
 
면생리대가 매장에 전시된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정부에서는 생리컵·면생리대를 의약외품으로 분류해 생리대와 같은 안전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생리컵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허가 절차를 거쳐 국내제품, 수입제품에 대해 모두 같은 방법으로 심사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로써 대체품들의 안전성이 보장될지 우려를 지우지 못한다. 생리컵과 생리대는 사용법이 다르다. 생리대는 피부에 접촉시켜 사용하는 방법, 생리컵은 신체 안에 넣는 삽입형 제품이다. 또한 생리컵은 일회용인 생리대와 다르게 다회용으로 세척해 사용한다.
 
그런데 세척법에 관해서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문제다. 건조시키는 방법도 중요한데 이또한 잘 알지 못하는 소비자가 많다. 생리컵 사용 시 독성쇼크로 인해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생리컵은 대형 유통망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판되고 있다. 롯데마트에서는 지난 13일부터 식약처 인증을 통과한 '위드컵' 판매를 시작했다. GS리테일의 H&B스토어 랄라블라에서도 지난 15일부터 동일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3만9000원이다.
 
그나마 소비자가 찾아낸 이런 대체품마저도 정보 접근성이 떨어진다. 대체적으로 이러한 생리컵의 정보는 커뮤니티, SNS 등에 게시되는데 10대~30대까지 접근성은 좋지만, 40~50대는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생리컵·면생리대는 가격대도 월등히 높아 모든 소비자의 선택권 안에 있다고 볼 수 없다.
 
꽤 많은 여성들은 여전히 여성용품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5월28일 열린 월경페스티벌에서 여성들은 안전한 생리대를 보장받을 것을 외쳤다. 이날 생리대 안전과 여성건강을 위한 행동네트워크는 ▲안전한 생리대 제조기준 마련과 규제 강화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생리대 보장 ▲기업의 정보 투명 공개 등을 주장했다.
 
관계당국의 추가 조사가 이런 불안을 덜어줄지 관심이다. 식약처와 환경부, 질병관리본부는 생리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기 위해 예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오는 7월까지 결론을 낸다.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은 "생리컵과 면생리대가 일회용 생리대의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단기, 장기적인 조사에 따른 허가·규제가 뒷받침돼 정책에 반영되는 것이 필요하다"며 "펄프를 면으로 대체하는 것으로 생리대 독성에 대한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며 소비자에게 선택권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나 기업측에서 확실한 대안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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