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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토 현장) ‘변산’, 이 시대 청춘을 위한 응원가
2018-06-20 17:42:23 2018-06-20 17:42:23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이준익 감독이 바라 본 이 시대의 청춘은 어떤 모습일까. 전작 ‘동주’ ‘박열’에 이어 청춘 3부작의 완결판 ‘변산’은 무겁지 않은 유쾌함과 가볍지 않은 진중함으로 채웠다. 관객들에 비춰질 이준익 감독의 이야기는 어떤 색깔을 드리울까.
 
20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변산’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는 연출을 맡은 이준익 감독과 주연 배우인 박정민 김고은이 참석했다.
 
이날 이 감독은 ‘변산’을 통해 ‘랩’을 소통의 창구로 선택한 이유를 전했다. 그는 “’라디오스타’에선 록, ‘왕의 남자’에선 조선의 프리스타일 랩이라고 할 수 있는 사설을 택한 바 있었다”면서 “결국 리듬은 다르지만 행위자들의 정신은 같다고 생각했었다”고 이유를 전했다.
 
랩을 선택하고 주인공을 래퍼로 설정한 이유도 이 감독은 전했다. 그는 “4년 전 ‘변산’의 시나리오를 제안 받았다”면서 “당시에는 주인공이 ‘단역배우’였다. 그런데 ‘럭키’가 나온 뒤 직업이 겹쳤었다. 그래서 직업을 래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가장 핫한 직업이 ‘래퍼’라고 해서 설정을 바꿨다”면서 “랩을 통해 다양한 세대가 서로를 알아가고 어우러지는 기능을 하지 않을까 싶었다”고 덧붙였다.
 
 
 
무명 래퍼이자 꼬일 때로 꼬인 삶을 통해 제대로 스트레스를 받는 ‘학수’를 연기한 박정민은 래퍼를 연기한 소감도 전했다. 그는 “관객들이 학수에게 몰입할 수 있을 정도까지는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면서 “학수의 감정을 넣어서 가사도 써봐야 해서 더 어려웠다. 힘들었지만 언제 이렇게 한 번 해볼까 싶어서 재미있게 했다”고 전했다.
 
이번 영화에는 랩으로 이뤄진 여러 곡이 등장한다. 일부 곡에선 박정민이 직접 가사를 쓰기도 했다. 그는 “학수의 감정을 생각하면서 한 줄 두 줄 쓰던 것을 래퍼 얀키 형과 감독님에게 보여 드렸다”면서 “두 분이 다 괜찮다고 하더라. 내가 래퍼가 아니라서 가사 쓰는 데 정말 애를 먹었다. 다른 래퍼들의 곡을 레퍼런스로 삼아 얀키 형과 함께 가사를 만들어 갔다”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에서 이 감독에게 가장 큰 숙제는 랩이었다. 많은 곡의 랩이 영화 흐름에서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한다. 이 감독은 “랩을 만드는 게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였었다”면서 “얀키란 래퍼가 곡을 작곡해 줬고 박정민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두 사람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배우 김고은은 학수를 고향으로 이끌어 들인 장본인 ‘선미’로 출연한다. 마른 체격의 김고은은 이번 영화에서 다소 뚱뚱해 진 외모로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그는 8kg를 증량했다. 김고은은 “살을 찌우는 과정이 정말 행복했다. 촬영 전날 먹으면 부으니까 보통 가급적이면 밤늦게 야식을 안 먹었다”면서 “그런데 이번 영화 때는 부을수록 좋으니까 많이 먹었다. 편의점에서 컵라면 등을 사다먹기도 했다. 그렇게 3개월 동안 행복하게 지낸 후 두 달 동안 눈물의 다이어트를 했다”며 체중을 불린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 감독은 두 사람의 연기에 만족감과 함께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난 현장에서 디렉팅을 안하는 감독이다”면서 “그저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는 스타일이다. 두 사람이 정말 잘해줬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 감독은 “박정민은 ‘동주’ 때 송몽규 역할로 만났다. 그때도 놀라운 능력을 보게 됐는데 이번에 더 했다”면서 “이 친구의 매력을 온전히 영화에 담으려고 노력했다. 박정민의 매력의 끝은 어디일까 싶다. 다음 작품에 더 뽑아먹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김고은에 대해선 “진짜로 연기가 정말 끝내줬다”면서 “코미디 연기도 너무 잘하더라. 할 때마다 너무 웃었다”고 덧붙였다.
 
눈물과 코미디 그리고 슬픔이 어우러진 ‘변산’의 흐름은 이준익 감독이 그동안 쌓아온 필모그래피에서도 엿볼 수 있는 감각이다. 그는 “슬픔과 웃음 사이에 재미와 긴장이 있다고 생각한다. 돌아보면 ‘황산벌’도 그랬고 ‘라디오스타’도 그런 느낌이다”면서 “주인공의 아픔이 현재의 상황에서 웃음으로 이어지면서 치유가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을 의식한 것은 아니지만 ‘항상 반영한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을 듯 하다”고 마무리했다.
 
‘변산’은 꼬일 대로 꼬인 순간, 짝사랑 ‘선미’(김고은)의 꼼수로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강제 소환된 빡센 청춘 ‘학수’(박정민)의 인생 최대 위기를 그린 유쾌한 드라마다. 다음 달 4일 개봉.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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