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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환율급등은 위험신호…달러자산배분 필요
현금비중 높이되 찜해둔 종목은 매수기회로
2018-06-20 08:00:00 2018-06-20 08: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금 유출 우려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까지 겹치면서 외환시장을 자극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자산배분 전략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지난 15일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6원 오른 1097.7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하루 동안 이 정도 금액이 움직인 것은 지난 2016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더구나 하루 전인 14일에도 5.9원 올랐고, 주말을 넘긴 후 18일에도 7.1원 올라 강한 상승세가 이어진 것이 더 불안감을 키웠다. 사흘간 27.6원이나 급등한 것이다.
 
주식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468포인트에서 2376포인트로 3.7% 하락했다. 하필이면 12일 북미정상회담과 13일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지방선거 직후에 벌어진 일이어서 투자자들은 적잖이 실망했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의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발발에 대한 걱정이다. 미국은 15일 5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 부과 의사를 밝혔다. 중국이 즉각 보복관세를 예고하자 미국은 다시 보복의 보복 의지를 천명해 긴장감을 높였다. 한국의 최대 수출국 두 곳이 무역전쟁을 벌일 태세인데 투자심리가 위축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며 위기를 키우고 있다는 점도 불안하다. 아르헨티나 페소, 터키 리라, 브라질 헤알 등이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 역시 역내 위안화 환율(CNY)보다 역외 위안화 환율(CNH)이 높은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자본유출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이 약세로 돌아서며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는 점도 각국의 외환시장을 자극하는 요소다. 그동안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감산을 유지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생산량을 늘릴 모양이다.
국제 정세가 이렇게 돌아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6월에 코스피에서 4조원 이상 순매도하며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마진이 확대돼 주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가 않다. 환율이 오르는 상황을 떠올려보자. IMF외환위기 때처럼 한국 경제에 위기가 닥쳤을 때,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 세계에 위기가 퍼졌을 때,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 등과 같이 악재가 불거졌을 때다. 이런 시기에 글로벌 자금은 한국 등 신흥국에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으로 이동하고, 돈의 흐름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것이다.
 
반대로 한국기업들이 수출을 잘해 외국에서 돈을 많이 벌어오면 한국으로 유입되는 달러 규모가 증가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다. 기업이 돈을 잘 벌면 이들에게 투자하기 위해 유입되는 달러도 늘어나기 때문에 환율은 더 하락한다. 즉 한국 경제가 좋을 때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나빠질 때 상승하는 것. 따라서 단기간에 환율이 급등하는 것은 위험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하반기 자산배분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현금비중을 높인 후 시장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 중국, 베트남 등 주식형 펀드로 신흥국에 투자돼 있는 자금을 선진국 펀드로 일부 옮기는 방법도 괜찮다.
 
미국 달러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므로 환율 변동에 노출된 미국 자산을 매수하면 전체 자산의 환율 변동 위험을 헤지할 수 있다. 변동성이 낮은 미국채권 ETF를 활용하기가 좋은데, 지금은 금리 상승기라서 적절하지 않다. 미국 부동산펀드, 리츠(REITs) 중에서 변동성이 낮은 상품을 골라 편입하는 것이 적당하다. 국내에 상장된 부동산펀드(수익형증권)도 환율에 노출돼 있어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한편으로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주가 하락을 기회 삼아 그동안 비싸서 사지 못했던 남북경협주 등 재료가 확실한 종목을 노리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하반기까지 나눠서 매수한다는 생각으로 목표수량을 채워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동원 키움증권 글로벌전략팀장은 “미국 나스닥시장의 4차산업혁명 관련 기업을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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