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모의세상읽기)외핵 만세!
입력 : 2018-05-25 06:00:00 수정 : 2018-05-25 06:00:00
외계인이 있을까? 외계인은 당연히 있을 것이다. 우리 혼자 살기에는 우주는 너무 넓지 않은가! 자연에 쓸 데 없는 것은 없다. 넓은 우주에는 수많은 지적생명체가 살고 있을 것이다.
 
우주가 얼마나 큰지 가늠해 보자.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은 태양이다. 햇빛이 지구까지 오는 데 약 8분 20초가 걸린다. 달빛이 지구에 오는 데 1.2초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해는 엄청나게 멀리 있다. 그런데 지구에서 두 번째로 가까운 별은 빛의 속도로 4년 4개월이나 걸리는 곳에 있다. 별과 별 사이는 말도 못하게 먼 것이다. 그런데 우리 은하에는 이런 별이 천억개쯤 있고, 우주에는 천억개의 별이 있는 은하가 다시 천억개쯤 있다.
 
외계인은 반드시 있지만 우리는 그들과 만날 수 없다. 너무 멀리 살기 때문이다. 그들이 아무리 뛰어난 과학과 기술을 보유했다고 하더라도 물리 법칙을 뛰어넘을 수는 없을 테니까 말이다. 외계인들도 우리처럼 행성에 살까? 너무나 빤한 질문 같지만 그렇지 않다. 25년 전만 해도 태양계 바깥에도 행성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몰랐다. 1992년에야 펄서 주위를 도는 외계행성 PSR B1257+12B가 발견되었다.
 
외계행성을 발견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간단하다. 작고 캄캄하기 때문이다. 행성은 빛을 내지 않는다. 지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별을 관찰하면 행성을 찾을 수 있다. 망원경으로 어떤 별을 관찰하고 있는데 주기적으로 별의 밝기가 떨어지는 경우를 찾는 것이다. 왜 별의 밝기가 떨어질까? 그 앞에 행성이 지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몇 가지 방법으로 외계행성을 찾고 있다.
 
뭐든지 처음이 어려운 법이다. 처음에는 태양계 바깥에 행성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외계행성을 상상했다고 하더라도 찾을 방법이 막막했다. 하지만 1992년에 최초의 외계행성을 발견한 다음부터는 외계행성 발견의 봇물이 터졌다. 단 25년이 지났지만 2018년 5월24일 정오 기준으로 확인된 외계행성은 무려 3527개에 이른다.
 
외계행성 가운데 과학자들이 특히 관심을 갖는 행성은 생명이 살 수 있는 행성이다. 생명이 살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간단하다. 지구를 생각하면 된다. 우선 목성 같은 기체형 행성이 아니라 지구와 화성 같은 암석형 행성이어야 한다. 생명의 화학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바다가 있어야 하는데 바다가 있으려면 그 아래에 암석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별과 적당한 거리에 있어서 영하 50도에서 영상 50도 사이의 기온을 유지하고, 크기가 적당해서 중력이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아서 생명체가 행성에 붙어서 살 수 있어야 한다. 중력이 적당해야 대기가 존재한다. 자기가 온 소행성 B-612에 바오밥 나무가 자라고 있다는 어린왕자의 말은 거짓이다. 달처럼 중력이 너무 작으면 대기가 행성을 감싸고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액체 상태의 물이 있어야 한다. 일단 발견한 행성은 수학과 물리학, 화학을 통해 그 정체를 알 수 있다. 별과 행성 사이를 계산하면 행성의 크기와 질량을 알 수 있고, 행성을 스펙트럼으로 관찰하면 거기에 어떤 대기가 있는지 알 수 있다.
 
지구와 같은 조건을 갖춘 외계행성을 찾았다고 해보자. 별과의 거리, 질량, 대기와 물의 조건을 다 갖춘 행성 말이다. 과연 여기에 우리와 비슷한 정도의 지적 능력을 갖춘 외계인들이 살고 있을까? 지구에서도 진화가 일어났는데 거기라고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충분한 시간만 있었다면 지구인과 비슷하든지 아니면 더 뛰어난 문명을 이룬 외계인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장 그들과 신호를 교환하려고 하기 전에 먼저 외계행성에 액체 상태의 핵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우리는 햇빛 때문에 살 수 있다. 그런데 태양에서 태양풍도 온다. 플라스마 상태의 전하입자다. 태양풍은 생명을 죽인다. 우리가 지구에 살 수 있는 이유는 지구 자기장이 태양풍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구에 자기장이 있는 까닭은 바로 맨틀 아래에 있는 액체 상태의 외핵 때문이다.
 
그렇다면 외계행성에 액체 상태의 핵과 자기장이 있는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오로라가 있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지구 남극과 북극의 오로라는 태양풍이 자기장과 충돌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오로라가 보인다는 뜻은 자기장으로 행성이 보호받고 있다는 뜻이다. 지적생명체가 사는 행성에는 오로라가 있을 것이다.
 
지구 구조는 내핵-외핵-맨틀-지각으로 복잡하다. 하지만 외핵이 없었다면 오로라도 없고 오로라가 없다면 생명도 없다. 외핵 만세!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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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나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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